NYT "인플레이션 걱정 없는 한 수년 간 저금리 유지될 듯"

  • 등록 2015.12.15 11:4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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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회의가 끝나는 16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기 와중이던 2008년 12월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춘 지 7년 만에 단행되는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세계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FRB의 기준금리가 오르면 글로벌 금융시장에 풀린 유동성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4일 도쿄증권거래소에서 1.80% 하락한 18,883.42에 마감했다. 지난달 2일 이후 한 달여 만의 최저치다. 장중 한때는 3.22% 급락했다.

중국은 미국의 금리인상과 무역수지의 부진에 대비해 자국통화인 위안의 평가절하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14일 “위안 환율을 1달러당 6.4495위안으로 고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거래일 고시환율인 1달러당 6.4358위안보다 가치가 0.21% 하락한 것이다. 1달러당 6.4495위안은 2011년 7월 이후 4년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이 미국의 금리 인상에 앞서 선제적인 조처를 취한 것이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그러나 14일(현시시간) 향후 몇 년간 기본적으로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는 분석 기사를 실었다. 금융시장의 금리는 기본적으로 화폐가치의 등락을 결정하는 인플레이션과 연동되는 것인데, 현재 세계 경제 인플레이션 조짐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 걱정이 없는 한 금리는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NYT는 “향후 몇 년간 금융시장의 금리가 오를 것이냐 내릴 것이냐의 여부는 오는 16일 FRB의 기준 금리 조정과는 크게 관계가 없다”며 “금융시장의 금리는 경제 자체의 움직임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역사를 돌아보면 장기간 초저금리가 지속된 사례가 여러 차례 있다. 지난 1876~1919년과 1924~1958년 기간동안 10년 만기 미 재무부 채권의 금리는 4%를 밑돌았다. 영국의 경우 1820년부터 제1차 세계대전 발발 즈음까지 무려 한 세기 가까이 4% 이하의 금리가 유지됐다. 미국이 초저금리 기조에서 확연하게 벗어난 기간은 1970~2007 뿐이었다. 그 기간 동안 평균금리는 7.3%를 기록했다.

금융자료 분석기관인 ‘글로벌 파이낸셜 데이터’의 수석 경제분석가인 바이런 테일러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일 뿐”이라며 “내 견해로는 향후 수십 년 동안 저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저금리가 유지된 지난 여러 해 동안 내노라하는 경제전문가들도 상황을 오도한 예측들을 내놓았다. 헤지 펀드계의 큰 손인 조지 소로스는 2013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일단 경제가 호조를 보이기 시작하면 금리는 뛰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 미국의 공급주의 경제학파를 대표하던 아더 래퍼는 2009년 월스트리트저널에 “앞으로 4~5년 사이 급속한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기고했다.

2014년에는 블룸버그통신의 조사에 참여한 67명의 경제학자들은 6개월 내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측했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이런 예측들은 모두 빗나갔다. 금리는 오히려 가파르게 떨어졌다.

NYT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볼 때 금리는 물가상승률과 긴밀하게 엮여 있다. 투자자들이 돈을 빌려 줄 때 생각하는 것은 그 돈을 되찾을 때의 화폐의 가치다. 지난 수년간 저금리가 유지된 이유는 그동안 물가상승을 유발할 만한 압력을 찾아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FRB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중앙은행(BOJ)등 세계의 주요 주앙은행들은 지난 수년 동안 물가상승률을 2%로 상정한 정책을 펴 왔지만 부분적인 성공에 그치고 말았다.

노동자들은 남아돌고, 원유는 더욱 넘쳐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물가 변동이 금방 일어날 조짐을 전혀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행 미 재무부 채권의 가격은 향후 30여 년 동안 물가상승률이 1.7%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런 전망은 지금 미국 경제가 19세기 후반과 유사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당시 미국경제는 지속적으로 낮은 인플레이션과 약간의 디플레이션마저 보이고 있었다. 아니면 1950년대 상황과 흡사하다고도 볼 수 있다. 당시 경제는 성장을 하면서도 낮은 물가상승률을 유지하고 있었다.

‘금리인상의 역사(A History of Interest Rates)’의 공동저자이자 뉴욕대학의 금융역사학자인 리차드 실라 교수는 “만일 우리가 물가상승을 통제하면 1950년대와 같은 상황에 돌입할 수 있다”며 “당시 금리가 정상이다. 그때는 1~2% 정도의 낮은 물가상승률 보이고 있었다”고 말했다.

FRB는 이틀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회의가 끝나는 16일(현지시간) 0.25% 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FRB 관계자는 금리 인상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는 인상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2007년 금융위기가 시작될 당시 FRB의 공식적인 금리 목표는 5.25%였다. 이에 반해 지금 FRB가 예상하는 장기 금리 수준은 3.5% 정도에 그치고 있다.

FRB 관리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비록 금리 인상이 몇 차례 이어지더라도 금융위기 때처럼 금리가 뛰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할 수 있다. 미 재무부의 30년 만기 채권 수익률은 현재 2.9%다. 이는 앞으로 수십 년 동안 FRB가 생각하는 목표금리가 FRB 관리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낮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물론 시장과 FRB의 예측이 틀릴 수도 있다. 지난 2007년 인플레이션 아래 저성장은 예견되지 못했다. 1990년대 일본을 시작으로 선진국 시장에서는 수요의 부족과 공급과잉, 낮은 물가, 아주 낮은 금리 등의 현상이 지배적으로 나타났다.

아주 분명한 사실은 FRB가 금리를 ‘0’보다 조금 더 높게 인상하려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역사를 통해 다음과 같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즉,향후 몇 년간 금융시장의 금리가 오를 것이냐 내릴 것이냐의 여부는 오는 16일 FRB의 기준 금리 조정과는 무관하다는 사실이다. 금융시장의 금리는 경제 자체의 움직임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안타깝게도 경제 동향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조종림 kimm1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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