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상 D-3, 韓 증시 영향은?…"1달간 20% 빠진 후 반등" vs "과거와 크게 다를 수도"

  • 등록 2015.12.13 20:03:08
  • 댓글 0
크게보기

과거 美 금리인상 때 韓 증시 반등 전까지 약 20% 빠져

글로벌 경제의 대전환이 가시화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7년간 '제로' 수준이었던 미국의 초저금리 시대가 곧 막을 내린다. 다음 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글로벌 금리인상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셈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전세계에 풀린 천문학적인 달러 유동성을 거둬들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한정 돈을 찍어 경기를 떠받치던 방식에서 벗어나 돈 줄을 죄기 시작하는 것이다.

세계 경제권의 기축 역할을 하는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미 달러화를 매개로 움직이는 돈의 흐름에 변화를 주게 돼 각국의 환율 및 금리도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이 때문에 본격 금리 인상이 시작되기도 전에 글로벌 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글로벌 안전자산의 지표로 여겨지는 금값이 5년만에 최저로 떨어지고, 유가와 설탕 등 원자재 가격이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위험 자산으로 여겨지는 신흥국 증시에서도 자금 유출이 일어나고 있다.

◇美 금리인상 때 미국 증시는?

통상적으로 금리인상은 주가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리가 오르면 안전투자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증시 투자자금을 예금과 달러 등 다른 자산으로 이동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리를 인상하는 데는 기본적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하기에 악재로 볼 수는 없다.

실제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에 주가와의 관계를 살펴보면 금리상승과 증시흐름 사이에서는 뚜렷한 상관관계가 보이지 않는다.

KDB대우증권 송흥익 연구원은 "1980년 이후 미국은 5번 기준금리를 인상했다"며 "금리를 인상한 이후 3개월, 6개월, 12개월, 24개월 후 주가 등락률을 살펴보면 연준이 금리를 올린 이후에도 주가는 평균적으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시점은 1983년 4월, 1986년 12월, 1994년 2월, 1999년 6월, 2004년 6월 이었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시작한 3개월 후 미국 증시 주가 등락률 평균치는 +3.1%(상승횟수 2번), 6개월 후 주가 등락률 평균치는 +4.5%(상승 횟수 3번), 12개월 후 주가 등락률 평균치는 +3.7%(상승 횟수 4번), 24개월 후 주가 등락률 평균치는+14.9%(상승 횟수 4번) 등이다.

송 연구원은 "금리를 올려도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한 연준의 전망이 대체적으로 맞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 국면에서 미국 주식이 최고의 투자 대상이라는 게 송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미국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미국 경제가 회복되는 것을 확인하면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결국 전세계 투자자들은 달러 자산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한국 증시는 과거 어땠나?

그렇다면 한국 증시는 어땠을까. 위험자산으로 여겨지는 신흥국 증시의 경우 충격이 불가피하다.

미국이 금리를 올린 1994년(1995년까지 3.00%→6.00%), 1999년(2000년까지 4.75%→6.50%) 그리고 2004년(2006년까지 1.00%→5.25%) 모두 한국 증시는 폭락을 면치 못했다.

국제금융센터 자료에 따르면 1994년 2월4일 연준이 금리를 3.0%에서 3.25%로 처음 올린 뒤 코스피는 43일간 11.7% 하락했다.

또 1999년 6월30일(4.75%→5.00%) 이후에는 62일간 23%, 2004년 6월30일(1.00%→1.25%) 뒤로는 80일간 23.1% 내려앉았다.

미국 금리 인상 당시 대내외 요인에 따라 변동폭에 차이는 있었지만 코스피는 반등에 성공하기까지 평균 20%에 가까운 하락률을 보인 셈이다.

IBK투자증권 김정현 연구원은 "과거 미국 금리인상 이후 신흥국 증시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후 약 45일 가량 하락세를 지속하다 120일 이후에야 본격적인 상승세로 전환하는 등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단기적으로는 악영향을 받았다"며 "코스피는 평균적으로 약 25일간 하락한 후 9개월 가량 25% 가량의 상승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서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린다.

BNK투자증권 김경욱 연구원은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단기적으로 신흥국 주식형 펀드 자금 이탈이나 증시에서의 외국인의 매도세가 재차 강해질 수 있다"며 "하지만 일부 취약 신흥국들의 디폴트가 현실화 수순으로 가지 않는다면 이후 우리 금융시장은 안정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IG투자증권 윤영교 연구원은 "고용 등 주요 경제지표가 확연한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며 "(금리가 오르면) 달러화는 약세로 전환하고 원·달러 환율은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외국인 투자 심리가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보다 더 힘든 시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국제금융센터 최성락 연구원은 "장기 강세장에 따른 주가부담, 전례 없는 통화정책 완화의 정상화, 신흥국 성장둔화 등 현재는 과거 금리 인상기와 차이점이 많다"며 "이전과 상이한 시장·경제 여건을고려할 때 이번 미 금리 인상의 시장 영향은 과거보다 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외국인 엑소더스 이미 시작?

미국 금리인상은 외국인의 신흥국 시장 이탈 우려로 이어진다.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선호 분위기가 강화되는 반면 위험자산인 신흥국 주식에 대한 매각 성향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이 2001년부터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오다가 2004년 6월 금리를 올렸을 때를 살펴보면 외국인의 국내증시 자금 유출 전환이 확연하게 나타난다.

외국인은 그해 1월부터 5월까지는 순매수 추세를 나타냈지만 6월 들어 소폭(-42억원) 순매도로 전환했고, 이후 7월(+6211억원) 8월(+1조3227억원), 9월(+8411억원), 10월(-1조5581억원), 11월(-4083억원), 12월(-1조126억원) 등 순매도와 순매수를 반복했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선 외국인들이 이미 한달 가까이 주식을 팔아 치우고 있다. 특히 지난 2일부터 10일까지 7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총 1조8000억원을 팔아치웠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인상까지 이뤄질 경우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이 한층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11월부터 한 달 여간 국내 주식 시장에서 팔아치운 금액은 3조원에 육박한다.

조종림 kimm1728@hanmail.net
Copyright @2024 Fdaily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 (138-733) 서울 송파구 신천동 11-9 한신오피스텔 1017 | TEL : (02)412-3228~9 | FAX | (02) 412-1425 서울,가00345, 2010.10.11 | 창간 발행인 강신한 | 개인정보책임자 이경숙 |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지원 Copyright ⓒ 2025 FDAILY NEWS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fdaily.co.kr for more information
파이낸셜데일리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 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