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내년 1월말부터 대폭 인하될 예정이다.
연매출 2억원 이하 영세 가맹점에 대해서는 기존 1.5%의 수수료율이 0.8%로, 2~3억원 이하 중소 가맹점의 경우에는 2.0%에서 1.3%로 각각 0.7%포인트씩 인하된다.
지난 2일 금융위원회는 3년에 한 번 원가 기준으로 수수료를 재산정하기로 한 지난 2012년 결정에 근거, 이 같은 내용의 신규 수수료 체계를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영세사업자에 대한 수수료 인하 폭을 늘려 우대하고, 연 매출 10억원 이하 일반가맹점과 다른 가맹점 사이의 수수료 차별을 완화하는 것을 주 골자로 한다.
영세 가맹점들은 이번 조치가 순수익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소액 결제가 늘어나면서 카드 수수료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었다면서 이번 인하 조치를 반겼다.
그간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관련, 전문가들은 대형 가맹점은 낮고 일반음식점 등 서민 생활 업종에 대해서는 높다고 지적해왔다.
또 가맹점 수수료율이 높아지게 되면 카드 이용자의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자영업자 한모(29)씨는 "카드 수수료가 적은 돈 같지만 쌓이면 은근히 부담되는 액수였다"라며 "1년에 불과 100만원이라도 자영업자에게는 큰 돈"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자영업자는 "시장에서 식재료는 현찰로 사고 손님들은 카드로 결제를 하는 경우가 많아 그동안 손해 보는 기분이었다"며 "이번에 인하하면 그런 부담은 조금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3억원 이상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영세 상인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보여주기식 조치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들은 이번 조치로 전체 사업자 기준 비중이 81% 수준에 달하는 영세 상인들의 부담이 줄어든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본다.
하지만 금액 비중으로 가장 큰 연 매출 3~5억원 규모 사업자들에 대한 인하 폭은 작다는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가장 크게 반발하고 있는 곳은 주유소 업계다. 이들은 수익의 절반 수준이 세금이지만, 카드 수수료는 전체 수익에 책정되고 있어 인하 폭을 추가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위가 밝힌 연 매출 3억~5억원 규모 가맹점의 예상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평균 1.85%로 종전 2.2% 대비 0.35%포인트 낮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영세 상인들은 전체 금액 대비 비중이 굉장히 낮다"며 "금액 비중으로 보면 슈퍼마켓, 음식점 등 연 수익 3~5억원 사업자들이 가장 많아 실질적인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인하 폭을 늘려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카드업계에서는 이번 인하 조치에 따른 손실 규모가 클 것으로 보고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예상을 뛰어넘는 인하 폭으로 당황스럽다"며 "어느 정도 대비책은 세우고 있지만 수익 감소에 따른 영향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