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해 우리나라 대미 수출이 흔들리고 있다. 25% 품목별 관세를 부과 받은 대미 자동차 수출이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수출 2위 품목인 일반기계는 올해 들어 6월까지 수출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나라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 수요 견조에 힘입어 대미 수출이 급등했지만 트럼프 정부의 품목별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수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참석하는 2+2 한미 고위급 협상을 진행하는 한편 김정관 산업부 장관도 이번주 미국을 방문해 통상협상 타결에 총력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산업부가 발표한 '1~6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대미 수출 주요 품목인 자동차, 일반기계, 반도체 등의 수출 감소 여파로 올해 상반기 누적 수출액은 3347억 달러로 전년 동기 수준에서 보합세(-0.03%)를 보였다.
올 상반기 미·중 수출은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미국은 수출 양대 품목인 자동차와 일반기계 수출이 부진하며 3.7% 줄었고 중국은 반도체와 일반기계, 디스플레이 수출이 줄어들며 4.4% 수출액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동차의 경우 4개월 연속 감소하며 수출 비상등이 켜졌다. 올해 1월 자동차의 대미 수출은 전년대비 31% 감소한 22억3000만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한 뒤 2월에는 전년동월대비 14.5% 오른 27억6000만 달러의 수출액을 올리며 회복했다.
이후 트럼프 정부가 관세를 부과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3월엔 27억8000만 달러(-10.8%), 4월 28억9000만 달러(-19.6%), 5월 25억2000만 달러(27.1%), 6월 26억9000만 달러(-16.0%) 등 지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최근 트럼프 정부는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 기한을 기존 2032년에서 오는 9월 30일까지로 앞당긴다는 내용이 담긴 대규모 감세법(OBBBA) 시행을 발표했는데 현실화되면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미국 트럼프 대규모 감세법의 자동차·배터리 산업 영향·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OBBBA가 시행될 경우 한국 기업의 미국 시장 내 전기차 판매량이 연간 최대 4만5000대 가량 감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