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주가조작범 원스트라이크 아웃'…"영구 퇴출"

  • 등록 2025.07.09 13:2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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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주가조작 합동대응단 출범
중대 사건 조사·심리, 15개월→6~7개월 단축
"불공정거래 척결" 李 거래소 방문 한달 만
'주가조작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적극 시행

 

[파이낸셜데일리 송지수 기자] 평균 12~15개월 걸렸던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심리·조사 기간이 앞으로 중대 사안의 경우 6~7개월로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불공정거래 척결'을 주문한 지 한달 만에 금융당국이 주요 사건을 우선 처리할 수 있는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을 출범시키기로 하면서다. 제재 권한까지 가진 별도 조직이 아니란 점에서 기존에 거론된 '한국판 증권거래위원회(SEC)'와는 거리가 있지만, 거래소가 담당해온 이상거래 포착 등 초동 대응 단계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려 조사 기간을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이윤수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앞으로 거래소 내 하나의 공간에 금융위, 금감원, 거래소 세 기관이 함께 모여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을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상임위원은 "심리·조사 대기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금까지 평균 15개월 내지 2년 걸렸던 것이 6~7개월 정도로 종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합동대응단 출범 계획은 지난달 11일 이재명 대통령의 거래소 방문 이후 약 한달 만에 발표됐다. 당시 이 대통령은 "불공정거래 근절을 담당하는 한국거래소 시장 감시위원회의 역할과 책임이 막중하다"며 불공정거래의 조속한 적발을 위한 시스템 개선과 조직·인력 확충을 지시한 바 있다.

합동대응단은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의 초동 대응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거래소 내에 설치되는 금융위·금감원·거래소 간 유기적 협업 체계다. 대응단이 거래소에 설치되는 이유는 불공정거래 초동 대응 강화를 위해 이상거래를 최초 탐지하는 거래소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이 고려됐기 때문이다.

 

합동대응단은 이달 중 설치되며 금감원 부원장을 단장으로 해 금융위 4명, 금감원 18명, 거래소 12명 내외 인원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당국은 인력을 50명 이상으로 증원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각 기관은 모든 심리·조사 권한, 시스템 등을 적시해 활용해 주가조작 전력자, 대주주·경영진 관련, SNS 허위보도 악용 사건 등을 집중 처리할 예정이다.

현재 불공정거래 대응 체계는 심리(거래소), 조사(금융위·금감원) 기능이 각 기관에 분산돼 있고 기관 간 권한 차이가 있어 긴급·중요 사건에 대한 대응이 지연되는 문제가 있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은행·증권계좌 모두 조회가 가능한 반면 거래소는 증권계좌 조회만 가능한 한계가 있고, 금감원은 금융위와 달리 강제조사가 불가능해 자료분석·자금추적 등 임의조사만 가능한 한계가 있었다.
 

아울러 거래소 시장 감치 체계를 '계좌' 기반에서 '개인' 기반으로 전환하고 시장 감시 시스템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하는 등 초기 감시 역량을 제고한다.

 

 


감시시스템을 개인 기반으로 전환할 경우 감시·분석 대상은 약 39% 감소하게 돼 시장 감시 효율성이 크게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기존에 알기 어려웠던 동일인 특정 및 시세관여율, 자전거래 여부 등도 더 쉽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관계기관은 오는 10월까지 거래소가 주민등록번호를 가명처리한 가명정보를 계좌와 연계해 개인 기반으로 시장감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시장감시 시스템을 개선할 예정이다.

AI 시스템 고도화는 내년 상반기까지 준비를 마칠 예정이다. AI로 과거 시장감시위원회 심리 결과를 분석해 불공정거래 행위의 혐의성 판단 지표를 개선하고 이를 통해 최근 지능화된 불공정거래 기법에 신속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자본시장 퇴출)'도 적극 실시한다. 주가조작 행위자는 '패가망신' 수준으로 엄벌을 받고 시장에서 영구 퇴출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겠다는 것이다.

올해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엄정 제재의 일환으로 지급정지, 과징금, 금융투자상품 거래 제한, 임원 선임 제한 명령 등이 도입된 바 있지만 아직 적용된 사례가 없었다. 금융위는 이를 적극 활용해 불법 행위에 이용됐고 불법 이익이 남아있는 것으로 상당히 의심되는 계좌가 조사 단계에서 발견되는 경우, 신속히 지급정지 절차를 밟아 혐의자가 얻은 이익을 동결하고 시장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또 중대 불공정거래에 연루된 대주주·경영진은 적극적으로 대외 공표해 투자자에게 경각심을 일깨운다는 방침이다.

불공정거래와 연계되는 중대한 공매도 위반 행위에는 최고 수준(공매도 주문금액의 100%)의 과징금 부와 함께 영업정지 등 기관 제재, 금융투자상품 거래 제한 등을 적극 활용한다.

추가적인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금융회사 임직원의 직무 관련 미공개정보이용은 가중처벌하는 등 제재 기준을 강화하고, 상장법인 임원의 중요 전과를 공시하도록 의무화할 방침이다.

또 미공개정보 이용을 사전 예방하기 위해 내부자에 대한 상장회사의 단기매매차익 반환 청구를 의무화하고, 부당이득 이상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도록 기본과징금을 부당이득의 0.5~2배에서 1~2배로 상향할 계획이다.

3대 불공정거래에 대한 최종 행정조치(과징금·과태료)가 마무리되면 지체없이 대외 공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다만 개인정보 침해 우려를 고려해 검찰 고발·통보 사실은 비공개 유지한다.

이달부터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에 악용될 우려가 큰 부실 상장사의 신속 퇴출도 적극 시행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시가총액·매출액 상장유지 기준을 단계적으로 상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코스닥 상장폐지 절차는 기존 3심에서 2심제로 축소해 절차의 과도한 지연을 방지한다.

이윤수 상임위원은 "지난번 이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께서는 불공정거래 쳑결을 통한 공정한 자본시장 질서 확립이 코스피 5000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하셨다"며 "관계기관 협업 체계 강화, 부실기업 신속 퇴출 등 즉시 시행 가능한 실천 방안들은 신속히 집행하고 필요한 제도 개선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송지수 fdaily@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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