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수장들이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범금융권 신년인사회에 모였다.
이날 행사에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과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등이 자리를 빛냈다. 기재부 고위 관료들은 물론 정책금융기관장, 은행 및 증권사, 보험사 대표 등 1000여명이 참석, 성황을 이뤘다.
한 참석자는 "탄핵정국인데도 많은 사람이 모여 놀랐다"며 "어려운 시기인 만큼 서로 얼굴을 보고 격려하며 힘을 얻으려 한 것 같다"고 촌평했다.
이 자리에서 ▲유 부총리 ▲임 위원장 ▲이 총재 ▲진 원장 순서로 축사가 예정돼 있었다. 행사 안내 역시 이 같은 순서로 축사가 이뤄진다고 소개됐다.
유 부총리의 축사가 끝나자 단상에 오른 사람은 임 위원장이 아닌 이 총재. 이 총재의 발언이 끝나고 나서야 임 위원장이 무대에 올랐다.
보통 축사 순서는 금융위원장 다음 한은 총재의 순서로 진행된다. 이날 행사에서 왜 둘의 순서가 바뀌었을까?
임 위원장이 학교 선배인 이 총재에게 순서를 양보했기 때문이다. 이 총재와 임 위원장은 같은 연세대에서 공부했다. 이 총재는 경영학과 70학번, 임 위원장은 경제학과 78학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총재가 나와서 임 위원장의 발언이 생략된 줄 알았다"며 "선배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새해 덕담을 주고 받으며 밝은 표정으로 한 해의 발전을 다짐했지만 아무래도 공동 관심사는 리스크 관리였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과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으로 어느때보다 금융시장과 자본 시장의 변동성이 우려되는 만큼 이구동성으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 시중은행장은 "지금은 새로운 사업을 벌리기 보다는 위기 관리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