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지하철이 개통되면 인근 부동산 가격도 큰 폭으로 오르지만 최근에는 상승 폭이 예전보다 둔화되고 있다.
지하철 개통은 인근 주택 가격 상승을 이끈다. 착공은 물론 개통되자마자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런 현상이 약화되고 있다.
2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000년 12월 지하철 7호선이 개통된 뒤 경기 광명시 매매가격은 1년동안 12.81% 올랐다. 같은 기간 경기지역 매매가 상승률(6.37%)의 두 배에 달한다.
지난 2000년 12월 개통된 지하철 6호선도 부동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수혜지역인 마포구의 매매가격은 개통 1년 뒤 9.7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대문구 매매가(7.3%)보다 더 높았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서울 등 수도권 지하철이 어느 정도 확충되자 이같은 '지하철 개통' 효과도 약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등 다양한 대중교통 수단이 보급되면서 이런 효과는 더욱 미미해졌다.
지난 2015년 3월 지하철 9호선이 개통한 뒤 수혜 지역인 삼성동의 경우 매매가격이 개통 이후부터 지난 1월까지 약 3.49%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강남구 전체 오름세(5.48%)에 미치지 못한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2010년 이후 나타났다.
부동산 침체기였던 지난 2012년 지하철 7호선이 개통된 뒤 수혜지역인 인천 부평구는 매매가격이 3.38% 하락했다. 인천 전체 하락률(-2.74%)보다 더 하락했다. 지하철 개통 효과를 보지 못한 셈이다.
지난 2011년 10월 개통한 신분당선 효과도 찾기 힘들었다. 수혜지역으로 꼽혔던 판교는 당시 주택시장 침체와 맞물려 매매가격이 1년만에 10.77% 떨어졌다. 이는 같은 기간 경기지역 매매가격 하락률(3.74%)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올해에도 수도권에는 지하철 개통이 이어진다.
올해 이미 신분당선 2단계 구간이 개통했다. 수인선(송도~인천)과 성남~여주 복선전철(쌍동~여주), 인천도시철도 2호선(인천대공원~오류동), 수도권 고속철도(수서~지제), 서울경전철(우이~신설) 등도 첫 운행을 앞두고 있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지하철 개통이 부동산가격 상승을 이끄는 호재로 작용했지만 앞으로는 개통 효과만으로는 주택가격이 오르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교통여건이 열악했던 곳이나 주요 업무시설로 연결되는 노선들은 주택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