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 코스닥 시장, '신중론 vs 낙관론' 팽팽

  • 등록 2016.02.15 08:5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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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證 이종우 "성장주 열풍 꺾이면 주가 상당히 하락…550선 갈 수도"

12일 코스닥 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고 장중 600선이 붕괴되는 등 급락세를 나타내면서 투자자들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12일 코스닥 시장은 쑥대밭이 됐다. 코스닥 지수는 장중 8.16%까지 떨어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급락세를 연출했다.

오후 들어 낙폭이 조금 줄어들긴 했지만 39.24포인트(6.06%) 떨어진 608.45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가 39.24포인트 떨어진 것은 지난 2007년 8월16일(77.85포인트) 이후 약 8년6개월만에 최대 낙폭이다.

서킷브레이커란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갑자기 급락하는 경우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주식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다.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선 코스닥 지수가 본격 조정 국면에 돌입한 것인지, 아니면 세계 증시와의 키 높이 맞추기를 위한 단순 조정인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단기 조정을 예상하는 신중론자들은 코스닥 시장 주도주인 바이오·제약주들이 이번 폭락의 발단이 된 만큼 당분간 아래로 향하는 장세를 연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설연휴 이후 코스닥 시장이 10% 넘게 떨어졌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분석이다.

IBK투자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코스닥 시장에는 바이오 주식들이 한미약품을 계기로 비정상적으로 굉장히 많이 올랐었다"며 "성장주들은 기업실적이 뒷받침이 안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큰 천장을 치고나면 주가가 상당히 하락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정상적으로 주가가 움직인 상태에서 상황이 변할 때 그 문제는 가장 취약할 수 밖에 없다"며 "바이오주들이 무너지면서 전체 지수에 영향을 주고있는 만큼 코스닥 시장이 당분간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600선에서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오 열풍을 주도해 온 셀트리온이 코스닥 시장 하락 방아쇠를 당겼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 9일(현지 시각) 셀트리온 램시마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 권고'를 받아내자, 기대감이 소멸되며 하락하기 시작했고 이는 바이오주 전체로 전염됐다는 것.

LIG투자증권 지기호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이 설 연휴 미국에서 '램시마'가 미국식품의약국(FDA) 시판 허가를 받았는데 재료가 나온 후에 투자자들이 주식을 내다 팔면서 전체 지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 센터장은 또 "주식 양도차익 과세대상 대주주 요건 강화도 코스닥 폭락의 다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3월 말까지 기존 주주들이 주식을 팔아야 추가적인 세금을 물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4월 1일부터는 대주주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양도차익 과세 대상에 해당하는 대주주들이 코스닥 시장에서 과세 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줄매도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대주주 요건 강화 이슈를 포함해서 악재가 해소되려면 3월말이 지나야 하기 때문에 당분간 코스닥 시장이 어려운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그동안 세계증시 하락에 비해 선방해온 측면이 있는 코스닥이 세계증시와의 키 높이 맞추기 차원의 조정인데다 글로벌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면 각국의 정책 대응이 빨라질 수 있어 이를 재료로 반등을 시도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현대증권 류용석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들어 세계 주요증시가 대부분 16~30% 가량씩 하락했는데 코스닥 지수는 연초대비 보합수준을 유지하다 이번에 10% 빠진 것"이라며 "세계 증시와의 키 맞추기 성격의 자연스런 조정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면서 "코스닥 지수가 600선은 작년 8월 수준까지 내려온 것으로 대형주와 높낮이가 비슷해졌다고 볼 수 있다"며 "이에 따라 600선이 단기 저점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류 팀장은 "다만 한 가지 조건은 세계 증시가 이 정도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며 "코스피 지수가 빠지면 코스닥 지수가 빠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KTB투자증권 김윤서 연구원도 "코스닥 지수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확대 등으로 크게 빠진긴 했지만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연설도 남아있고,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도 있다"며 "시장이 약화되면 될수록 정책 공조가 빨라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주에는 코스닥 지수가 단기 반등이 나타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동석 kimm1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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