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中 정유제품 '덤핑 공략'… 한국·인도 등 직격탄

  • 등록 2016.02.11 15:3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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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경기침체로 남아도는 기름, 국제시장으로 "넘실"

중국의 경기둔화로 남아도는 기름이 아시아 시장으로 흘러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그동안 중국정부가 국영기업에게만 허용하던 정유 업무를 민간기업에게도 부여하기 시작하면서 값싼 중국제 석유제품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이 수출한 경유와 등유, 휘발유 등 석유제품 물량은 사상 처음으로 수입 물량을 앞질렀다. 

블룸버그통신은 11일(현지시간) 중국의 정유회사들이 최근 아시아 시장에 값싼 덤핑 가격으로 정유를 쏟아내면서 한국과 인도 등 다른 아시아 국가의 정유회사들이 수익성 악화에 직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최대 에너지회사인 중국국영석유공사(China National Petroleum Corp)의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중국 석유제품의 수출량은 2500만 M/T(메트릭톤:1000kg을 1t으로 하는 중량단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도 대비 31%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75%나 늘어난 디젤 수출량이 중국국영석유공사의 실적 증대에 큰 기여를 했다. 

지난 1년 동안 한국과 인도 등 아시아의 정유회사들은 저유가의 덕을 톡톡히 누렸다. 그러나 최근 중국에서 남아도는 정유제품들이 덤핑으로 아시아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의 덤핑 제품들과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 주 아시아 정유회사들의 수익은 2014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인도 국영 힌두스탄 석유(Hindustan Petroleum Corp)의 정유담당 책임자인 B K 남데오는 “중국이 시장에 더 많은 기름을 쏟아 붓는다면 국제 석유제품 가격은 파괴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급과잉으로 인해 원유가격이 곤두박질치는 상황과 유사한 일이 정유시장에서도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시장조사기관인 ‘에너지 애스펙트(Energy Aspects Ltd)’의 2월8일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싱가포르와 두바이 정유회사의 마진율은 배럴당 1.92달러에 불과했다. 지난해 4분기까지만 해도 3.96달러에 달했던 배럴당 마진율이 불과 한두 달 새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배럴당 정유 마진율은 평균 3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321% 떨어진 수치다. 

중국의 정유 생산량은 올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가 민간 기업들에게도 정유허가를 내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중국산 석유제품의 홍수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정유회사에 직격탄을 안기고 있다. 

올해 중국 정부 소유의 큰 정유회사들은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생산량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산둥성(山東省) 지방에 몰려 있는 수많은 중소규모 정유회사들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물량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석유화학그룹인 포모사(Formosa Petrochemical Corp)의 린커옌 대변인은 “중국의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물량은 이제 상당한 볼륨으로 늘었다”면서 “(아시아) 지역시장에 가해지는 압력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이 수출한 경유와 등유, 휘발유 등 석유제품 물량은 사상 처음으로 수입 물량을 앞질렀다. 중국국영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원유수입량은 전년대비 7.3% 증가한 3억5700만t에 달했다. 사상 최대 규모의 원유수입량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유회사들의 생산물량도 5.3% 늘었다. 이윤희 SK이노베이션 경영기획실장은 지난 3일 실적발표를 하는 자리에서 “중국경제가 침체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중국의 경유수출이 늘고 있다.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종림 kimm1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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