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굴릴 데가 마땅치 않은 일반인들에게 자산 관리의 방향성을 제시해 줄 수 있는 도우미인 투자자문업 활성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투자자문업자는 시장을 정교하게 분석하기 어려운 일반인에게, 정보 접근성을 보완해 준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들이 제공할 자산관리 서비스에 적절한 가치가 책정되지 않으면, 비용 문제로 인한 부실한 자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자문업자가 적은 보수를 받고 여러 고객을 관리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자문서비스의 품질이 낮아질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현재의 판매 수수료 또는 수탁관리 보수 이상의 비용을 지불하라고 하면, 소비자들이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수천만원 수준의 자산을 운용하려는 고객 입장에서는 매달 일정하게 빠져나가는 자문 비용이 부담스럽다.
반면 자문업자 입장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수입이 없으면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더욱이 금융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문화가 부족한 상황에서 자문업자들의 윤리 의식만 강조하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예컨대, 자문업자가 영업을 하려면 사무실 임대, 정보 수집, 분석 보조 인력 등에 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이런 유지 비용이 적게 잡아 1억원 이상이 필요하다고 봤을 때, 자문업자가 100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월 100만원의 자문료를 받지 않고서는 적자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
이들은 한 자문업자가 고객 100명 모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도 의문일 뿐더러, 몇 천만원의 자금을 운용하려는 고객이 매달 100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내려고 하겠느냐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금융투자자보호재단 관계자는 "영세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자문업은 가능해보이기는 하지만 실제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풀어야할 과제가 많다"며 "고객이 늘어나게 되면 이들을 일일이 관리하기 어려워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우려도 있다"고 했다.
자문업자들의 조언은 일반인의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치고, 자칫하면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서비스의 품질이 중요하다.
업자의 제안은 신빙성 있는 조언에 불과하고, 이들의 말을 믿고 투자해 발생한 결과는 고객 개인의 책임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전문가들은 자문업자가 제대로 활동하기 위한 비용 문제를 조정하는 한편 낮은 품질의 서비스가 제공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한 강한 규제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관계자는 "금융서비스는 무료로 받는 것이라는 시장의 인식이 개선되지 않으면 자문업자들이 제대로 활동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반대로 자문 서비스의 품질을 보장하기 위한 적절한 규제도 먼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