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돈을 어떻게 굴려야 할 지 모르겠다." 최근 자산관리를 고민하는 사람들로부터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은행 이자는 낮고, 그렇다고 부동산은 계속 오를 것 같지 않고, 주식이나 ELS 등에 투자하자니 시장 불확실성은 커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 돈 굴릴 곳을 찾지 못 해 현금을 쌓아두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때일 수록 이른바 '선수'들로 불리는 전문가들의 족집게 조언은 더욱 절실하다. 거대 자산가만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자신의 상황에 맞게 조언을 받을 수 있는 로봇자문 시스템까지 등장하고 있다.
한마디로 돈 불리기 쉽지는 않지만 길은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순화폐발행 잔액은 11조7181억원에 달한다. 발행된 화폐 규모는 지난 2013년 8조9589억원, 지난해 11조5085억 등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는 시장에 공급하는 현금이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풀린 돈이 제대로 돌지 않고 곳간에 쌓이기만 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워지고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와 투자가 함께 줄어들고 있다"며 "기업도 가계도 우선 현금을 쌓아두고 지켜보자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저금리와 함께 시장의 높은 변동성으로 리스크를 피해 돈을 집안에 묶어두려는 심리가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예금은행의 예·적금 금리는 최근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1%대에 그친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지난해 12월 기준 정기예금과 정기적금(1년) 금리는 연 1.72%, 1.84%를 기록했다. 시장형금융상품 금리도 1.7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밖으로 눈을 돌리더라도 수익을 보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의하면 지난 6개월 일부 채권·부동산형을 제외한 국내외 펀드 대다수가 손실을 봤다.
이 기간 국내주식형과 주식혼합형 펀드는 5.74%, 2.72%의 손실을 기록했다. 해외주식형 펀드의 경우에는 평균 손실률이 16.22%에 달했다. 수익을 기록한 채권형 펀드의 경우에도 수익률은 1.45%에 그쳤던 것으로 집계됐다.
저금리 시대에 적합한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알려진 주가연계증권(ELS)도, 최근 주가 지수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손실 위험이 커졌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현금을 쌓아두기보다는 적절한 자산분배를 통해 자금을 활용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단순히 현금을 쌓아두기만 하면 눈에 보이는 손실을 없을지 몰라도, 오르는 물가를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앉아서 돈을 잃는 꼴이라는 것이다.
통계청이 밝힌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0.8%로 예금 금리를 밑돈다. 하지만 이는 저유가로 기름값이 하락한 효과로, 실생활과 밀접한 장바구니 물가들은 외려 올랐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이 섣불리 투자를 진행했다가는 원금 조차 보전하지 못 할 가능성도 있어 적절한 '자문'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같은 저금리 시기일수록 적절한 자산 분배를 도와주는 자문 역할이 중요하게 대두된다"며 "시장 불확실성도 커지면서 개인이 투자 판단을 하기 어려워진 상황이기 때문에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