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비 촉진을 위해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 조치가 종료된지 한 달만에 다시 소비세 인하 카드를 꺼내들자 자동차 업계는 일단 환영한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지난해 소비세 인하에 힘입어 내수 판매가 어느 정도 늘어났기 때문에 또 다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평가도 만만치 않다.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 5곳의 내수 판매실적은 10만6308대에 그쳤다. 지난해 2월 10만3202대 이후 최저 수준이자 전년 동월 대비 4.8% 감소했다.
특히 개소세 인하가 종료되기 직전인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무려 39.3%나 줄었다.
지난해 9월 개소세가 인하된 후 자동차 판매량은 ▲9월 12만8067대 ▲10월 14만6106대 ▲11월 14만1711대 ▲12월 17만5263대 등으로 그 이전의 월간 판매 실적(10만∼13만대)보다는 늘어났다.
정부가 이번에 개소세를 인하한 것은 지난해 확인된 학습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동차업계는 소비세 인하를 일단 환영하고 있다.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만큼 판매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의 대표모델인 쏘나타의 경우 세율이 3.5%로 떨어지면 41만∼58만원가량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비싼 차일수록 인하 폭은 확대된다. EQ900 5.0프레스티지 모델의 경우 가격이 1억1490만원으로 210만원 가량 떨어진다.
지난달 출시된 기아차의 K7(3.3노블레스 기준)도 3426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가격 인하 폭이 64만원에 이른다.
한국GM의 임팔라는 55만원, 쌍용차의 체어맨W 카이저 서밋은 204만원씩 인하되는 효과를 얻는다. 업계 관계자는 "개소세 인하는 소비자들에게는 혜택"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번 개소세 인하가 지난해만큼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정부가 지난해 소비세 인하를 발표하면서 '한시적 조치'라고 강조한 탓에 서둘러 차를 구매한 구매자들도 많다. 따라서 소비 촉진 효과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정부가 당초 입장을 번복하고 개소세 인하카드를 다시 꺼내든 만큼 앞으로도 이런 세금 인하 카드가 동원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 소비 진작 효과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개소세 인하는 일단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면서도 "작년에 차를 미리 바꾼 사람들이 올해 다시 소비세를 인하한다고해서 또 다시 차를 사지는 않는 만큼 인하 효과는 반감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