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유 값이 올해 연말 쯤 50% 이상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3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46달러, 북해산 브렌트유는 48달러 선에 거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17개의 전망치를 종합해 중간치를 산출한 결과다.
현재 국제유가는 중국과 유럽 등 세계경제의 침체와 생산과잉 등으로 12년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1.74달러 급락한 배럴당 29.88달러로 장을 마쳤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는 1.52달러 떨어진 배럴당 32.72달러에 마감했다.
미국의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 정보청(EIA)은 올해 비(非)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들에 의한 원유 생산량이 지난해에 비해 하루 평균 60만 배럴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올 4분기에 접어들면서 하루 원유 생산량이 1분기 대비 7%(62만 배럴) 정도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시티그룹은 이처럼 원유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올 하반기부터 가격이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유가의 지속은 원유생산업체들을 줄줄이 도산시키고 있다. 텍사스에 있는 국제기업법률사무소 '헤인즈앤분(Haynes and Boone)'에 따르면 지난해 파산한 북미지역의 석유·가스 생산업체들은 42개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올해에도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의 기업들이 파산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너지 기업들은 새로운 유정 발굴이나 시설투자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등은 결국 이런 추세로 인해 원유생산량 감소로 이어지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원유가격이 반등을 시작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EIA의 주간에너지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911만 배럴 정도다. 올 6월에는 하루 961배럴로 정점을 찍었다가 4분기로 접어들면서 하루 849만 배럴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최고경영자(CEO)인 밥 더들리는 2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전반기에는 하루 100만 배럴 정도의 공급과잉으로 경쟁이 심할 것”이라고 전제한 뒤 “올 하반기로 들어서면서 수급 균형이 이루어지고, 유가 반등이 예상된다. 원유시장은 ‘거칠게 출렁이기(tough and choppy)’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전 세계적인 원유 공급과잉으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와 북해산 원유는 각각 30%와 35% 하락했다. 공급 과잉에도 불구하고 OPEC회원국들과 미국, 러시아 등 산유국들은 시장 확보를 위해 감산을 하지 않았다.
압달라 엘 바드리 OPEC 사무총장은 지난 25일 런던의 한 컨퍼런스에서 올해 공급과 수요의 공급 간 균형이 제자리를 찾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원유 수요량이 하루 130만 배럴 더 늘어나는 반면 공급량은 하루 66만 배럴 정도 줄어들면서 수요와 공급 간 균형이 맞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삭소 뱅크 A/S(Saxo Bank A/S)의 분석가인 올레 한센은 “원유수요는 늘고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줄어들면서 결국 수급 균형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라면서 “연말 쯤엔 배럴당 40~50달러 선에서 가격이 형성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