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교향악단을 떠나는 정명훈(62) 예술감독이 서울시향 단원·직원 100여명과 석별의 밤을 보냈다.
서울시향 예술감독 사의를 표한 29일 저녁 서울 수송동의 이탈리아 식당에서 열린 서울시향 송년회에서 이별을 고했다.
서울시향 등에 따르면, 정 감독은 이 자리에서 "이미 1년 전부터 예술감독 직을 내려놓고 싶었는데 마음이 약해서 (그 말을) 항상 마지막에 한다고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술감독직은 내려놓더라도) 서울시향의 지휘는 계속 하고 싶어서 보수를 다 내놓겠다고 했는데도 … 내가 어떻게 해야 하나" 등의 말도 덧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박현정(53) 전 서울시향와 사무국 직원들 사이에서 불거진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감독은 이날 서울시향 단원과 직원들에게 '서울시향 멤버들에게'로 시작하는 편지를 보내 "서울시향 단원 여러분이 지난 10년 동안 이룩한 업적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그 업적은 전세계에서 찬사를 받아온 업적이다. 이 업적이 한 사람의 거짓말에 의해 무색하게 돼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그러자 박 전 대표가 반발했다. 30일 언론사에 '정 예술감독에게 보내는 편지'를 보내, 정 감독의 발언은 "나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다시 한 번 인격살인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정 감독에게 촉구했다. "감독님이 이렇게 떠나고 사모님도 귀국하지 않으면 진실규명은 요원해진다. 수사를 통해 진상이 확인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 주리라 믿는다"고 했다.
전날 정 감독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지평은 박 전 대표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정 감독의 부인 구모(67)씨의 의혹을 부인하며 "정명훈 지휘자의 부인은 직원들의 인권침해 피해의 구제를 도왔을 뿐이지 허위사실의 유포를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