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영삼 대통령의 단골가게로 유명한 '성북동 국시집', 1973년 이태원에 문을 연 뒤 학생들에게 인기 높았던 외국책 중고서점 '포린북스토어', 1884년 갑신정변 등 우리 근현대사를 지켜봐 온 300년 넘은 '우정총국 회화나무'.
서울시는 근현대 서울의 역사와 이야기를 품고 있는 44개의 유무형 자산이 미래유산보존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2015년 서울 미래유산'으로 최종 선정됐다고 23일 밝혔다.
올해 선정대상 중에는 성북동 국시집, 포린북스토어, 을지로 노가리골목, 김태길 가옥, 우정총국 회화나무, 수색감리교회, 양재천, 정동극장, 통인시장, 형제대장간, 십자성마을, 미네르바, 노량진 학원가 등 44곳이 포함됐다.
'성북동 국시집'은 1969년 개업해 같은 장소에서 2대째 이어오고 있는 칼국수 전문식당이다. 원래 분식집이었던 국시집은 故김영삼 전 대통령 등의 단골 식당으로 유명하다. 고 김 전 대통령은 성북동 국시집에서 청와대 오찬을 대접하기도 했다.
'프린북스토어'는 1973년 개업해 이태원에서 계속 운영하고 있는 외국책 중고서점이다. 포린북스토어는 미군부대 근처 고물상에서 헌책을 수집, 노점상에서부터 헌책장사를 시작해 명동 종로 등에서 장사를 하다가 1973년에 이태원에 자리를 잡았다. 도올 김용옥선생, 이팔호 전 경찰청장 등이 이 서점을 찾고 있다.
'을지로 노가리골목'은 1980년대 형성된 노가리 전문 골목으로, IMF부터 손님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중년층뿐만 아니라 20~70대 까지 남녀노소 관계없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곳이다. 노가리는 한 마리에 단돈 1000원으로 싸고 맛있어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고 있다.
'김태길 가옥'은 철학자이자 수필가였던 고(故) 김태길 선생이 1975년까지 거주했던 한옥이다. 현재는 원형을 최대한 유지, 게스트하우스로 운영되고 있다.
종로구 견지동에 있는 '우정총국 회화나무'는 300살이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1884년 우정총국 완공 축하연회 때 벌어진 갑신정변을 가까이서 지켜봤으며 우리나라의 태극기가 처음 게양됐던 곳도 이 나무 옆 국기게양대였다.
이로써 서울 미래유산은 2013년 281개, 지난해 53개, 올해 44개를 포함해 모두 378개가 됐다.
'서울 미래유산'은 급격한 사회변화 속에서 서울 시민의 삶을 담고 있는 근현대 유산이 제대로 평가받기도 전에 멸실·훼손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세대에 전달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선정, 시민들과 그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 2013년부터 선정하고 있다.
선정과정은 '서울 미래유산' 홈페이지(http://futureheritage.seoul.go.kr)를 통한 시민·서울시·자치구·전문가 제안 접수→사실 검증과 자료 수집을 위한 기초 현황조사→미래유산보존위원회 심의→소유자 동의를 거친다.
선정된 '서울 미래유산'에 대해 서울 미래유산 인증서를 교부하고 소유자 동의가 있는 경우 동판형태의 표식을 부착해 대외적으로 서울미래유산임을 표시한다.
시는 앞으로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미래유산 보전 캠페인 전개, 미래유산 관광코스 및 시민체험 프로그램 개발‧운영 등을 통해 시민 홍보를 강화하는 등 미래유산 가치를 확산·공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