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카드 재발급·계좌변경 불가능'…정보유출 피해자들 불만 폭주

  • 등록 2014.01.19 11:5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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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고객개인정보 유출 사건 피해자들의 유출 내역 확인이 시작됐지만 주말인 탓에 제대로 된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 또한 별다른 대책 없이 유출내역부터 서둘러 공개한 것으로 나타나 피해 고객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가정주부인 심현진(42)씨는 정보유출 피해 내역 확인이 시작된 지난 18일 아침 일찍 A신용카드사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의 개인 정보가 대거 유출된 사실을 발견했다. 유출된 정보는 신용카드번호는 물론 주민번호와 집주소, 휴대전화번호, 심지어 결제계좌번호와 타사 카드보유현황까지 10여건에 달했다.

금융당국이 피해고객의 신용카드 재발급을 추진한다는 언론 보도를 기억해낸 심씨는 카드사 홈페이지에 안내된 번호로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문의전화가 폭주했기 때문이다.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실패한 심씨는 오후 늦게야 겨우 카드사측과 통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심씨의 전화를 받은 것은 카드사 직원이 아니라 ARS 자동응답기였다. 급한 마음에 우선 ARS안내에 따라 여러단계를 거쳐 '카드재발급 신청'까지 왔지만 들려온 대답은 엉뚱했다.

ARS에서는 "카드재발급 신청은 상당원과의 통화가 필요합니다. 상담원을 연결합니다"라는 멘트가 나오더니 곧바로 "지금은 영업시간이 아니어서 상담원과의 통화가 불가능합니다. 다음에 다시 걸어주세요"라며 전화가 끊겼다.

결제계좌라도 바꿔 피해를 막아야 겠다는 생각에 카드사 홈페이지에 접속했지만 이 역시 불가능했다. 해당 버튼을 클릭하자 카드사 홈페이지는 "휴일에는 결제계좌변경이 불가능합니다"라는 메시지만 보여줄 뿐이었다.

해당 카드사 관계자는 "주말인데다 카드 재발급 여부는 당국과의 협의 등이 필요해 아직 시행여부가 최종 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현재는 피해신고와 문의 정도만 가능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결제계좌변경은 해당 은행의 승인이 있어야 가능한데, 이 역시 주말이라 은행이 근무를 하지 않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이런 상황을 제대로 파악조차 못한 채 피해상황 접수에만 급급한 상태다. 특히 정보유출 고객들의 추가 피해를 막기위한 대책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임에도 무작정 피해내역부터 공개한 것으로 파악됐다.

복수의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들은 "문의 고객이 많아 전화연결이 쉽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주말이라 상담원 연결이 안된다거나 카드재발급이 어렵다는 보고는 받지 못했다"며 "인터넷 등에서 24시간 접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사상초유의 일인데다 정보량이 방대해 물리적 대응이 한계가 있다"면서 "대응반에 상황을 전달해 다각도로 챙겨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감독당국은 또 피해자들이 자구책을 찾기 위해 우왕좌왕하고 있는데도 "보이스 피싱에 주의하라"는 수준의 기초적인 지침 외에 '소비자 대응 요령' 등은 아직 마련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유출을 확인한 피해자들은 어떻게 하면 되는가"를 묻자 감독당국 관계자들은 "2차 피해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일단 기다려 달라"는 답변만 내놓을 뿐이다.

정보유출 피해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2개 카드사에서 정보유출이 이뤄진 사실을 확인했다는 직장인 서상욱(36)씨는 "주말이라 아무런 조치도 할 수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주지도 않을거면 무엇때문에 정보유출을 확인하도록 했느냐"면서 "괜히 마음만 더 불안해져 주말을 망쳤다"고 성토했다.

 

강민재 kimm1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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