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화가 김근태 화백 UN전시 '카운트다운'

  • 등록 2015.11.02 13:2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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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인 모습 화폭에 담은 102.4m 대작

 20여 년이 넘도록 지적장애인의 모습을 화폭에 담아온 장애인 화가 김근태(58) 화백의 UN전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김 화백은 지난 3월 목포를 시작으로 대구와 청주, 부산에 이어 오는 5일부터 국회의사당과 인사동 갤러리에서의 국내전시를 마지막으로 UN전시를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

김 화백의 UN전시는 오는 12월3일 세계장애인의 날을 맞아 미국 뉴욕의 UN본부 갤러리에서 30일부터 12월11일까지 12일간 열린다.

'2015 세계인류의 꿈-사랑'이란 주제로 열리는 김 화백의 UN초대 전시회는 국내 서양화가로는 처음이다.

지적장애인의 모습을 100m 화폭에 담아온 김 화백의 작품 '들꽃처럼 별들처럼-100m 프로젝트'는 2012년 7월부터 시작돼 3년여간 준비기간을 거쳤다.

'2012 들꽃처럼 별들처럼' 전시회에서 50m에 이르는 대작 3점을 시리즈로 선보였던 김 화백은 그것만으론 지적장애인의 모습을 담는데 부족하다고 여겨 '100m 프로젝트'에 도전했다.

100호 캔버스 77개를 이어붙여 총길이 102.4m에 달하는 그림에는 캔버스를 악보로, 지적장애인을 음표로 형상화해 장엄한 오케스트라 악보로 표현했다. 

조금은 비뚤어지고 누워있는 음표들이지만 그들이 뿜어내는 삶의 모습들이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을 연출하고 있다.

장애인에게는 희망과 위로를 비장애인에게는 공감과 치유를 주기 위한 전시회 준비기간동안 고비마다 각계의 지원도 잇따랐다.

지난 3월 목포전시회는 순수 자원봉사 후원회를 중심으로 열렸으며, 전남도와 광주시의 지원, 각 도시의 장애인단체 등의 초청전시도 이어졌다.

특히 UN전시를 앞두고 자금부족을 겪고 있는 소식을 전해들은 아시아나항공에서 100m 대작을 수송하는 왕복운송비를 지원키로 했다.

김 화백은 2일 "각계의 지원과 격려가 없었다면 100m가 넘는 작업과 UN전시는 불가능했다"면서 "지적 장애인이 꿈꾸는 편견없는 세상을 이루라는 깊은 뜻으로 새기고 더 낮은 자세로 지적장애인의 소통과 희망모으기, 희망나누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 화백의 '들꽃처럼 별들처럼-100m 프로젝트'는 UN전시에 이어 뉴욕 프라미스 교회 초대 전시회가 연말까지 진행된다.

내년에는 미국 LA와 워싱턴, 휴스턴에 이어 프랑스와 모로코, 독일, 이탈리아, 호주, 영국, 비엔나 스웨던 등 세계 각 도시 순회전이 추진되고 있다.

김 화백이 지적장애인과 인연을 맺고 화폭에 그림으로 담기 시작한 것은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에는 목포 앞바다 작은섬 고하도의 '공생재활원'에서 150여 명의 정신지체아를 만나면서다. 그들에게 그림을 가르치고 함께 생활하면서 그들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했다.

몇 년을 수시로 방문하면서 그 곳의 정신지체아들은 김 화백을 '아빠'라 부르며 그의 품안에 기꺼이 달려들었다.

몇년 후엔 '목포장애인요양원'에서 또 다른 정신지체아들을 만났다. 일주일에 한두번씩 방문해 그림 지도를 하면서 때론 집으로 그들을 데려오기도 했다.

김 화백은 지적장애인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들'이라 생각하며 화폭에 담고 있다.

김 화백은 "장애는 인류가 함께 공존해야 할 다양한 삶의 방식일뿐"이라며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그 다양성을 외면하고 살아왔는지를 돌이켜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춘옥 kimm1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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