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59)의 '미움받을 용기' 열풍을 타고 '용기' 관련 서적이 주목받고 있다.
오스트리아 정신의학자 알프레트 아들러(1870∼1937)를 재조명한 '미움받을 용기'는 출간 직후인 지난해 12월부터 인기를 끌었다. 그러자 1월1일부터 10월28일까지 출간된 '용기' 관련 도서는 무려 49종에 이르렀다.
예스24 관계자는 "'미움받을 용기'는 인간관계에 관한 강박을 벗어나서 '나 자신을 더 우선순위에 두자'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며 "그 일이 용기가 필요할 정도로 힘든 일이라는 점, 아프고 힘든 일에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제목이 짚어줬다. 독자들이 많은 공감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후 출간 도서 분야를 보면, 처음엔 30, 40대 여성들에게 각광받다가 점차 성인 전체, 어린이, 청소년 등으로 독자층이 넓어졌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로도를 위로하거나 조언해주는 책들은 과거에도 꾸준히 출간됐지만 '미움받을 용기'를 시작으로 '용기'를 직접적인 키워드로 끄집어 내면서 제목의 디테일이 눈에 띈 케이스다"고 덧붙였다.
인터파크도서는 최근 1년간 '용기' 관련 도서 판매가 전년 동기와 비교해 8.3배 늘었다고 밝혔다. '미움받을 용기'는 인터파크도서를 통해서만 5만9000여권이 팔렸다. 올해 가장 많이 판매된 책이다.
안상진 인터파크도서 자기계발 분야 담당 MD는 "늘 남의 시선에 치이고 외부 기대에 부응하는 일에 급급해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용기를 내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라는 메시지가 폭넓게 공감을 얻으면서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미움받을 용기' 열풍에 힘입어 다양한 독자층을 겨냥한 '용기' 관련 서적이 출간됐다. 인기 도서로는 한비야의 '1그램의 용기', 기시미 이치로의 '엄마를 위한 미움받을 용기' '행복해질 용기' 이승민의 '상처받을 용기' 등이 있다."
지난달 1~28일 도서11번가에서도 '미움 받을 용기'는 용기 관련 책 중 가장 많이 팔렸다. 아들러 심리학 관련 도서인 '인생에 지지 않을 용기'가 2위를 차지했으며 '다시: 용기를 부르는 주문' '엄마를 위한 미움 받을 용기' '불안을 넘어설 용기' '버텨내는 용기'가 뒤를 이었다.
오은미 도서팀 MD는 "책 제목에 '용기'라는 단어가 포함된 책의 대부분이 긍정적 사고를 강조하고 일상 속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내용으로 인기다"고 밝혔다.
"장기 불황, 삭막해지는 사회 속에서 '헬조선' '흙수저' 등 스스로를 비하하는 단어들이 범람하는 이 시대에 책을 통해 위로와 희망을 얻고자 하는 독자들의 수요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책 제목에 '용기'라는 단어가 앞으로도 더욱 활발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