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회사채 발행을 통한 기업의 자금 조달 사정이 악화됐다. 지난 2월에 이어 일반 회사채 시장은 7개월 만에 순상환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이 21일 발표한 '9월 중 기업의 직접 금융조달 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발행된 일반 회사채는 총 2조5000억원으로, 전월대비 1400억원(5.3%) 감소했다.
일반 회사채의 발행 규모가 줄어들면서 시장이 순상환 상태로 돌아선 것은 지난 2월에 이어 올해 두번째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업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신용등급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에 회사채 발행이 위축됐다"며 "그나마 발행된 일반 회사채도 모두 대기업 회사채"라고 설명했다.
지난 달 발행된 일반 회사채는 35건으로, 총 2조5000억원어치다. 신용등급 A이상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가 2조3300억원(33건)으로 94%를 차지했고, BB이하 기업은 현대상선 한 곳이 1500억원을 발행했다.
일반 회사채와는 달리 금융채와 은행채, 자산유동화증권(ABS)은 모두 발행량이 전월 대비 증가했다.
9월 발행된 금융채는 2조8600억원(99건)으로 전월 대비 5600억원 확대됐다. 자금조달에 나선 카드사들이 한 달 새 카드채 발행량을 89.3%(6700억원)이나 늘인데다, 메리츠화재가 국내 손해보험사 중 처음으로 1000억원 금융채 발행에 성공한 결과다.
은행채도 시중은행들이 대출금 운용자금 확층을 위해 발행에 나서면서 8월 대비 104.7% 늘어난 1조7977억원이 발행됐다.
9월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조달 규모가 8월 9968억원에서 지난달 434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기업공개는 8월 183억원에서 9월 3273억원으로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유상증자는 8105억원에서 1076억원으로 감소해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LIG넥스원이 1520억원의 대규모 기업공개에 참여하면서 기업공개 규모는 늘어난 반면, 유상증자는 소규모로 진행돼 발행총액이 대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