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7일 미국의 금리인상과 관련, "과거처럼 급속도로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본관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미 금리인상의 전망에 대해 묻는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미국이 2000년대 중반 한번도 쉬지 않고 17차례 금리를 올린 적이 있는데 연준의 금리 정책은 중장기적으로 목표를 정해놓고 일관적으로 꾸준하게 간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지 않을까 하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금리인상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는 근거'로는 "미 연준의 고위 인사들이 시장과 소통을 할 때 금리인상의 파급효과와 개도국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언급한 점, 세계경제가 미국외에는 다른 곳에서는 호조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시장에서 예상하고 있는 것은 1년에 4차례 이하일 것"이라며 "속도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예상했다.
이 총재는 미 금리인상에 따른 파급효과에 대해서는 연준이 결정 이후 보내는 '시그널(신호)'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미 금리인상이) 상당히 예고됐기 때문에 파급효과가 어느 정도 크기가 될지는 연준의 결정 이후 '앞으로 정책방향을 어떻게 끌고가겠다'고 하는 암시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점진적으로 인상하느냐, 빨리하느냐는 시그널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이 연내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9월과 12월 중 언제 할 것이라고 찍어서 말하기 곤란한 상황"이라며 "결과를 두고 봐야겠지만 어느 정도는 경기 여건이 잘 뒷받침된 측면도 있기 때문에 연준의 결과를 지켜보고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시간 18일 새벽 발표되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와 관련해선 "금리가 동결되면서 상당 기간 동결이 이어질 것 같으면 금융시장의 변동이 없겠지만 불확실성만 키우는 표현이 나오면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내일 인상될 경우와 안 될 경우를 다 상정해 국내 통화정책 운용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