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은 19일 "임금피크제 도입과 별개로 상위 20% 직원의 임금 동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행장은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경제성장 둔화로 생산성이 못 쫓아가고 있는데, 호봉제 때문에 평균임금이 1억원 넘는 건 개인적으로 봤을 때 너무 많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금융산업이 고용을 창출해야 한다는 말에 동의하지만 지금 같은 고비용 구조에서는 할 수 없다"며 "고액임금자의 임금을 줄여 하위 50%의 임금에 집중해야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도 하나의 서비스 기업으로 본다면 지금 같은 고비용 구조로는 건전성, 지속적 성장을 위한 수익을 낼 수가 없다"며 "금융 산업이 발전해야 고용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행장은 "올해 임금단체협상이 타결되지 못해 여전히 숙제"라며 "임금피크제, 청년실업 등 세대간 갈등이 사회적으로 문제인데, 구성원들과 쌍방간 지속적 소통을 통해 노사 관계의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씨티그룹의 필리핀 철수, 일본 사업 축소 등 구조조정에 따라 불거진 한국 시장 철수설에 대해서는 "씨티은행은 한국 진출 48년간 한국의 경제 성장과 궤를 같이 했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철수설은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라고 답했다.
한편 씨티은행 노사는 아직 '2014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6월 30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쟁의신고서를 제출했고, 7월 중순께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져 노조는 쟁의에 돌입한 상태다.
현재 양측은 근속연수가 길수록 퇴직금 지급률을 높이는 '퇴직금누진제'의 폐지와 정년을 앞둔 몇 년간 기존보다 임금을 덜 받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둘러싸고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순차적으로 협의해 적용하자는 입장인 반면, 사측은 올해 즉각 도입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의가 진전이 없는 상태다.
노조측은 "경영진부터 솔선수범할 일"이라며 "고액 연봉에 호화 관사 등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박 행장이 할 수 있는 말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