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조 록 페스티벌로 통하는 '2015 펜타포트 락(록) 페스티벌'이 7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달빛축제공원에서 개막했다.
1999년 '트라이포트 록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출발, 2006년부터 인천 펜타포트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축제다. 누적관객수는 50만명으로 국내 페스티벌 중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그 만큼 정통을 자랑한다. 이 축제와 함께 국내 양대 록페스티벌로 통하는 젊은 축제 '안산M밸리록페스티벌'이 핫한 뮤지션 등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면 펜타포트는 그 보다 규모는 작지만 록 팬들의 충성도가 높다.
꾸준히 길을 다져온 결과 최근 영국의 유명 잡지인 '타임아웃(Timeout)'이 뽑은 '세계 최고의 뮤직페스티벌50'(The 50 best music festivals in the world) 중 8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9일까지 열리는 이번 페스티벌에도 내공이 착실한, 탄탄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페스티벌 주관사인 예스컴ent의 윤창중 대표는 "추억과 향수는 물론 정통성 있는 뮤지션들로 꾸린 라인업"이라고 말했다. 3일 간 총 80팀이 출연한다.
◇7일 첫째 날 헤드라이너 스콜피온스 그리고 신해철
독일 록계의 자존심인 록밴드 '스콜피온스'가 첫째날 헤드라이너로 나선다. 올해 결성 50주년을 맞이한 이 밴드는 2010년 정규 앨범 '스팅 인 더 테일(Sting In The Tail)'을 내놓고 2~3년간 월드투어를 돈 다음 해체를 하겠다고 선언했으나 이를 번복하고 올해 초 발매한 새 정규앨범 '리턴 투 포에버'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스콜피온스의 보컬 클라우스 마이네는 전날 한국 미디어를 상대로 한 기자간담회에서 "고별 투어를 하면서 우리의 음악이 여전히 살아 있고 팬들도 여전히 남아 있었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8년 만에 내한한 그는 "새로운 관객들을 만날 생각에 기쁘다"며 "70년대로 돌아가, 그 때 인기 곡과 함께 지금의 곡을 번갈아 들려드릴 것"이라고 별렀다.
스콜피언스가 세계에서도 통하는 이유는 독일 밴드임에도 영어로 노래하는 점과 스튜디오 레코딩에서도 강력한 라이브의 열기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무대도 마찬가지다. 뜨거우면서도 독일식 견고함이 느껴지는 새 앨범 수록곡과 그 유명한 '스틸 러빙 유(Still Loving You)' 등을 들려준다.
지난해 돌연 사망한 싱어송라이터 신해철을 기리는 무대도 마련된다. 그가 이끈 밴드 '넥스트'는 2006년과 2009년 펜타포트와 인연을 맺었다. 이번 무대에서는 대중음악사에 영향력을 끼친 신해철의 음악인생 전반을 팬들과 함께 돌아본다. 김바다, 노브레인의 이성우, 크래쉬 안흥찬, 홍경민, 이현섭이 신해철의 자리를 대신해 보컬을 맡는다. 넥스트 출신 기타 김세황, 베이스 김영석, 드럼 이수용이 함께 하며 스키조의 주성민이 기타 피처링으로 함께한다.
이와 함께 한국 사이키델릭 록의 대부로 통하는 김창완의 '김창완밴드', 헤비메탈 록그룹 못지 않은 사운드를 들려주는 퓨전국악그룹 '잠비나이', 펑크록 밴드 '옐로우 몬스터즈'의 무대가 주목할 만하다.
◇8일 둘째 날 헤드라이너 서태지
서태지가 자신이 주최한 페스티벌(ETP 록 페스티벌)이외 출연하는 첫 페스티벌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택했다.
지난해 정규 9집 '콰이어트 나이트'로 건재를 과시한 서태지는 같은 해 10월 컴백 콘서트를 시작으로 전국 투어, 3월 홍대 소극장 공연까지 성료했다. 자신의 밴드와 함께 이번 페스티벌로 열기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서태지는 힙합가수 타이거JK·윤미래 부부와 합동 무대도 꾸민다. 예스컴은 "평소 타이거 JK와 윤미래는 서태지를 뮤지션으로 존경해 왔다"면서 "서태지 또한 이 두 뮤지션의 음악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합동공연이 성사됐다"고 소개했다.
이날 '나이브(Naïve)'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영국 밴드 '쿡스(The Kooks)' 무대도 볼 만하다. 이번 펜타포트를 통해 첫 내한한다. 데뷔앨범으로 플래티넘 인증을 받은 실력파로, 브릿팝의 미래를 이끌어갈 팀으로 주목 받고 있다. Y2K로 한국에 이름을 알렸던 마츠오 형제가 일본에서 새롭게 결성한 네오펑크 밴드 '스완키 덩크(Swanky Dank)' 무대도 볼 만하다.
이와 함께 감성적인 음악을 선보이는 인디 듀오 '십센치', 전설적인 모던록 블루스 듀오 '유앤미블루' 출신 싱어송라이터 이승열, 레게를 중심으로 한국의 전통장단과 아프리카 음악 등을 결합한 장르를 선보이는 '윈디시티' 등 국내 라인업도 눈길을 끈다.
◇9일 셋째 날 헤드라이너 프로디지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일렉트로닉 록 밴드인 '프로디지(Prodigy)'가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통해 6년 만에 내한한다. 1992년 데뷔해 빅 비트라는 장르를 개척한 선두주자, 프로디지는 일렉트로닉과 록의 절묘한 조화를 일궈낸 팀이다. 대중적으로 익숙한 장르가 아니었음에도 데뷔 초 상업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빠르면서 강렬한 사운드, 광기 넘치는 보컬이 인상적이다.
지난 3월 선보인 새 정규 앨범 '더 데이 이스 마이 에너미(The Day Is My Enemy)'는 분노의 소리로 점철됐다. 그 만큼 페스티벌에서 달아오를 거라는 얘기다.
내한 직전 주최 측과 인터뷰에서 "활활 타오를 겁니다!!!!! 우린 소리를 펑펑 터뜨릴 거고 사람들을 미쳐버리게 만들 겁니다"라고 예고했다.
이와 함께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보컬 윤도현이 이끄는 록밴드 'YB', 강렬한 사운드의 '크래쉬'와 함께 화려한 멜로디의 뮤(MEW), 퓨쳐팝으로 한창 떠오르는 솔루션스도 볼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