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소재 L투자회사의 대표이사로 등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제 궁금증은 베일에 감춰진 L투자회사의 지배구조 공개다.
일각에선 신 회장이 L투자회사 대표가 된 것 만으로 한일 롯데를 장악했다고 볼 수 없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즉 현재의 롯데일가의 경영권 분쟁도 지분을 확보하지 못해 벌어진 만큼 L투자회사의 지분을 누가 더 보유한 것이 쟁점이라는 얘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달 31일 12개 L투자회사 대표이사로 등재됐다. 그동안 12개 L투자회사 중 9곳의 대표이사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나머지 3곳은 츠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다.
신 회장이 일본 체류 기간 동안 츠쿠다 사장과 함께 대표이사 취임 등기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의 최대지주 L투자회사의 최대주주 및 지분관계와 정체는 무엇일까.
L투자회사는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72.65%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지배하면 한국 롯데 그룹을 장악할 수 있다.
호텔롯데의 201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투자회사는 1~12번 번호를 쓰는 12개 회사다. 호텔롯데 지분 72.65%를 쪼개 보유하고 있다.
현재 L투자회사의 정체는 베일에 쌓여있다.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있어 롯데그룹 측에 이 회사에 대해 정확한 설명을 못하고 있다.
창업주인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등 총수일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추측만 난무하다.
일각에선 신 총괄회장이 차명으로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일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신동주·동빈 모친인 시게미츠 하츠코 여사가 L투자회사의 최대 주주라는 얘기도 있다.
L투자회사의 정체성이 아직 드러나지 않은 것은 신 총괄회장의 폐쇄성 때문이다. 지분구조를 복잡하게 해 특정 세력이 회사를 장악하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잠금 장치를 했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롯데 계열사인 롯데알미늄의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최대주주 L제2투자회사의 주소는 일본 도쿄의 시부야에 있는 신 총괄회장의 자택이라고 국내 한 언론이 보도했다.
언론에 따르면 L제2투자회사의 주소에 있는 주택에는 신 총괄회장의 일본 이름인 시게미쓰 다케오라는 문패가 붙어있다.
일각에선 국세청이 현재 롯데 계열사, 대홍기획에 대한 세무조사를 호텔롯데로까지 확대할 경우에는 L투자회사들의 베일이 벗겨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L투자회사는 설립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 한국 롯데 계열사인 호텔롯데·롯데로지스틱스·부산롯데호텔 3곳에서만 1200억여원의 현금배당을 받아갔다.
L투자회사는 이 외에도 20개 내외 롯데계열사에 직·간접적으로 관여돼 있다. 이들 한국 롯데 계열사에서 2007년 설립 이후 배당받은 돈은 총 2000억원 정도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일본 소재 L투자회사의 대표이사로 등재된 부분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