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외국인 자본이탈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에 따른 외국인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에다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맞물린 현상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최근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매 패턴이 중국 증시의 등락과 밀접히 연동돼 있어 미국 보다 중국 영향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견해도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국내증시에서 10조6000억원을 사들이며 '바이(buy) 코리아' 행진을 이어왔지만 6월부터 '바이(bye) 코리아'로 전환한 상태다. 6월엔 1조원, 7월엔 1조8000억원을 각각 팔았다.
외국인의 이같은 매매 패턴은 중국 증시 동향과 맞아떨어진다. 중국 증시는 월간 기준으로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상승한 반면, 6월과 7월에는 하락했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진 7월에는 중국 증시가 14% 넘게 떨어졌다.
증시 전문가들도 중국 증시 등락과 외국인의 매매 패턴에 상관관계가 높아지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IBK투자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들어 외국인의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 동향이 중국 증시 동향과 더 밀접하게 움직이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중국 증시가 상승한 달에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했고, 중국 증시가 하락한 달에는 외국인이 순매도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 상황 변화에 따라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 판단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은 우리나라의 수출대상국 1위일뿐만 아니라 국내 여행수지 흑자의 최대 기여 국가로, 2014년 우리나라 총 수출 중 25%가 중국으로 수출돼 수출 상대국 2위인 미국의 12%의 2배 이상 기록하고 있다.
결국 중국의 경기가 점차 둔화되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도 타격이 불가피질 것으로 우려돼 외국인이 자금 회수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 이창선 수석연구위원도 "중국경제가 부진할 경우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이 커진다"며 "상대적으로 원화약세가 두드러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