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부터 ‘독립운동’ ‘격동의 70년’ 그리고 ‘북한’까지 광복70주년을 기념한 다양한 각도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보통사람들의 인생이야기를 통해 격동의 70년을 돌아보고 우리민족의 숙제인 통일을 모색하는 매개로 북한을 조망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 한말 항일의병과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통해 '다시 찾은 빛' 광복을 되새긴다.
◇ 보통 사람들의 70년 세월, 대한민국의 유전자는 무엇?
보통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통해 한국현대사를 돌아보는 특별전 ‘70년의 세월, 70가지 이야기’가 오는 9월 29일까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1층 기획 전시실에서 열린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개최하는 이번 특별전은 광복 70년의 역사를 개인의 생활사를 중심으로 미시적으로 조명한 점이 특징. 오늘날 높은 수준의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이룬 대한민국의 원동력은 자신에게 주어진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온 평범한 시민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었다는 것을 기억하려는 시도다.
전시는 1945년 광복으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대별로 3부로 구성해 인물들의 삶과 역사성을 보여주는 300여 점의 자료와 구술인터뷰 영상을 전시한다. 전시된 인물은 유명하거나 뚜렷한 업적을 남긴 사람보다는 인상적인 인생 이야기를 담고 있는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연령, 성별, 직업, 출신지역 등 각계각층의 인물들로 골고루 선정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문체부)가 진행한 대국민 공모 '대한민국의 유전자(DNA)를 찾습니다. 코리아(KOREA)!'의 최종 수상작 총 24점도 전시된다. 오는 8월 6~19일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릴 예정인 전시회 '대한민국, 우리들의 이야기- 국가브랜드 및 상징전'(가칭)을 통해서다.
이번 공모전은 '한국다움'에 대한 다양한 가치를 찾고자 기획됐으며 전통적인 한국의 이미지인 태극기, 한반도, 무궁화, 한복, 한글에서부터 가족, 한국인의 정과 배려, 전통과 현대의 조화 등 일상적인 대한민국의 모습과 그에 대한 재해석을 담았다.
◇ 시각예술, 분단부터 세계화까지 격동의 70년 조망
우리 부모와 조부모 세대가 겪은 분단, 한국전쟁, 산업화, 민주화, 세계화 등 역사적인 사건 혹은 현상을 다룬 전시도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직무대리 김정배)은 광복 70년을 기념하는 ‘소란스러운, 뜨거운, 넘치는’전을 오는 28일부터 10월 11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개최한다.
전시는 분단과 전후의 삶, 산업화와 도시화·민주화 그리고 세계화까지 3부로 구성된다. 김환기, 이중섭, 박수근 등 근대거장부터 배영환, 김아타, 김범, 홍경택, 전준호, 함경아, 안정주 등 동시대작가를 포함한 110여 명의 회화, 드로잉, 사진, 조각, 설치, 뉴미디어, 서예 등 270여 점을 선보인다.
분단의 아픈 역사로 잊혀져야 했던 화가 이쾌대의 예술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대규모 회고전 ‘거장 이쾌대, 해방의 대서사’는 오는 11월 1일까지 덕수궁관에서 열린다.
‘한국적 서양화’를 모색한 이쾌대(1913~1965)가 그린 ‘두루마기 입은 자화상’(1940년대)은 한국의 대표적인 걸작이나 월북화가라는 이유로 1988년 해금조치 이전에는 이름이 거론되는 것조차 금기시됐다. 이쾌대의 대표작과 유족이 비공개로 소장하고 있던 드로잉 300여 점 가운데 엄선된 150여 점, 그리고 이쾌대가 그린 잡지 표지화, 삽화 등이 두루 전시된다.
◇ 가깝고도 먼 이름 북한
미완의 광복으로 남은 북한을 문화적으로 조명하는 ‘북한프로젝트’가 오는 9월29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예술가들이 북한을 바라보는 시점에 따라 ‘북한미술 컬렉션’ ‘외국 사진가가 본 북한의 오늘’ ‘북한에 대한 예술적 상상’으로 구성해 회화, 사진, 설치, 영상 및 북한미술 유화, 포스터, 우표를 전시한다.
먼저 북한 내에서 생산된 북한 화가들의 작업을 유화, 포스터, 우표를 통해 살펴보고 이어 외국 작가들이 이방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북한의 인물과 풍경을 담은 사진을 소개한다. 그리고 북한과 분단의 현실을 예술적 화두로 삼아 작업하는 한국 작가들의 영상 설치 작업을 보여준다.
전시회 부대행사로 ‘통일의 피아노’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통일의 피아노 프로젝트는 분단의 상징인 철조망으로 피아노를 만들어 이를 전시, 연주 등에 활용하는 행사다. 월드뮤직그룹 ‘공명’이 피아노를 제작했는데 이들은 실제 최전방 군부대에서 회수해 온 철조망을 이용해 3개월의 시간을 거쳐 전혀 새로운 악기를 재탄생시켰다. 통일의 피아노는 오는 8월1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국립합창단의 '광복 70년 한민족 합창축제' 무대에도 오른다.
◇ 대한제국, 일제식민지 그리고 독립운동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9월13일까지 테마전 ‘대한제국, 근대국가를 꿈꾸다’를 중·근세관 테마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근대국가를 만들고자 했던 대한제국의 노력과 일제에 빼앗긴 자주독립의 꿈을 되찾기 위해 희생한 분들의 독립정신을 기리고자 마련했다.
경기도박물관은 ‘광복, 독립운동가의 삶’을 생각하는 특별전시회를 10월25일까지 연다. 어느 독립운동가 이야기'를 주제로 한 전시회는 파주 출신 독립운동가 집안의 후손이 기증한 자료 2000여 점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전시는 박찬익 선생의 손녀(유물 기증자) 기억에 따라 제1부 나의 할아버지 박찬익, 제2부 나의 아버지 박영준, 제3부 나의 어머니 신순호로 구성됐다.
전주역사박물관은 오는 10월 11일까지 '한말 항일의병과 독립운동 특별전'을 개최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주제로 진행되는 전시로 전북지역의 한말 항일의병과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되돌아본다. 1부 '전북지역 한말 항일의병', 2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3부 '의로운 죽음, 자정순국' 등 3부로 구성돼 약 100여 점의 유물이 전시된다.
국립대구박물관은 오는 9월 6일까지 ‘애국의 길, 국채보상운동’ 특별전을 개최한다. 국채보상운동은 19세기 후반 이래 지속된 일본의 침략에 맞선 최초의 국민적 저항이었다. 이 운동의 출발지가 바로 대구다. 이번 전시에는 국채를 갚아야 한다는 절박한 외침이 담긴 취지서(趣旨書)를 비롯해 국채보상운동과 관련한 주요자료 30여 점이 전시된다.
이 가운데 국채보상연합회의소 소장이던 이준(李儁)의 명의로 작성된 공문서는 최초로 공개된다. 1907년 4월 고종의 명을 받고 헤이그로 출국하기 2일 전에 작성된 문서에는 출국 직전까지 국채보상운동을 독려했던 그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