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산 동구에 사는 김경희(43·여)씨는 지난 15일 가족들과 함께 이마트 타운을 방문했다. 김씨는 "어린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다수 마련돼 있어 쇼핑을 위해 방문한다기 보다는 가족과 놀이동산에 온 기분"이라면서도 "화장실 부족, 주차공간 등은 개선돼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2. 경기도 분당에 사는 최선희(37·여)씨는 "코스트코에서는 다양한 외국 제품이 많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국내 제품이 없는데 이마트 트레이더스에는 국내 제품도 많이 팔고 있어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좋았다"면서도 "방문 고객이 너무 많아 쇼핑을 편하게 하지는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태풍의 영향으로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지난 25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서구에 위치한 이마트타운에는 가족단위 소비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마트타운은 대형마트인 '이마트'와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전자제품을 판매하는 '일렉트로마트', 한국판 이케아 '더 라이프' 등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모든 유통 노하우를 집약한 곳이다.
이마트타운의 총 면적은 축구장 13개 크기인 10만㎡(3만평)에 달하며 지난달 18일 정식 오픈했다.
본격적인 운영을 한 달여간 실시한 이마트타운에 대한 고객들의 평가는 어떨까. 현장에서 만난 고객들은 대부분 후한 점수를 줬다.
이마트 타운은 어린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다수 존재하고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먹거리도 잘 꾸며져 있어 좋았다는 평이 많았다.
하지만 1개 층에 하나밖에 없는 화장실(6명 사용가능), 점심 시간에 식당가에 몰리는 고객들로 줄을 서야 하는 불편함, 주차 시설 등은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았다.
◇이마트 타운내 화장실 공간은 어떻길래.
고객들은 이마트에서 가장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 협소한 '화장실' 공간을 최우선적으로 꼽았다.
이마트 타운에서 운영 중인 화장실은 각 층마다 한개씩 존재한다. 문제는 남자 화장실과 여자화장실 모두 6명이 사용하면 꽉 찬다는 점이다.
여자 화장실 앞은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한 고객들이 줄을 길게 서 있었다. 남자 화장실에서도 여자 화장실보다는 심하지 않았지만 줄 서서 볼일을 봐야 하는 진귀한 광경이 펼쳐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어린아이를 데리고 온 일부 부모들은 장애인 화장실이라도 이용하기 위해 노력했다. 장애인 공간의 설치 취지마저 무색하게 만들어버릴 정도로 화장실 공간은 부족했다.
매장의 크기와 이마트 타운을 방문한 고객 수를 생각할 때 세심한 배려가 부족한 부분으로 불 수 있었다.
이마트 측은 이 같은 상황을 알고는 있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부족한 화장실 공간때문에 현재 임시화장실을 운영 중이지만 고객들이 외부에 위치한 임시 화장실보다 내부 화장실을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것.
특히 이날은 비가와서 외부 화장실을 이용하는 고객이 상대적으로 적었고 그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이마트 측은 설명했다.
이마트 측은 8월까지 화장실 확장공사를 진행해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 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에 주차하려면 기본 30분…안내요원 부족도
이마트타운 주차장까지 가기 위해 고객들은 많은 불편함을 감수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일산 지역이 아닌 서울, 파주 등 다른 지역에서 이마트타운을 방문하려는 고객들의 경우는 더욱 그럴 수 밖에 없다.
일산킨텍스IC를 빠져나와 이마트타운 주차장까지 연결된 길은 딱 하나다. 약 2㎞에 달하는 3차선 도로가 바로 그곳이다.
1~2차선에 차량이 있어야 이마트타운으로 가는 좌회전 신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차량은 1~2차선을 유지하며 서행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2㎞ 전방에 위치한 사거리에서 이마트타운으로 향하는 좌회전 신호는 30초도 채 안됐다. 차량들의 정체 현상은 일산킨텍스IC 까지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
이날은 비까지 내려 차량들의 서행은 더욱 심했다. 좌회전을 받기 위해 길에서 허비한 시간이 40분이 넘었다.
이마트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길도 오래걸렸다. 차량들이 길에서 주차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앞 차량들도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지 이유를 모르는 듯 했다. 움직이지 않는 차량을 뒤로한 채 도로로 나와 담배를 피우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매장면적이 2만9700㎡에 달하는 것에 비해 이마트타운의 주차대수는 1375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루 평균 방문객이 3만명 이상이라는 점과, 주말 방문객이 7만여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턱없이 부족하다.
간단히 말해 주차장에서 차량이 빠져 나가야 들어갈 수 있는 구조이다.
더욱이 1만8245㎡에 1100대의 주차가 가능한 이마트 죽전점이나 1만8162.7㎡ 면적의 성수점(1200대)과 비교하면 면적당 주차대수가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서행과 꼬리물기를 반복해 주차장으로 들어서도 주차하는 데까지는 꽤 오랜시간이 걸린다. 주차 통제요원에 따라 주차를 해야 하는 시스템이지만 통제요원은 고작 한명 뿐이다.
한 명이 주차공간 확인 센서를 확인한 뒤 한 대씩 한 대씩 주차공간에 차량을 안내했다. 주차를 할 수 있는 최종단계에 와서야 기자는 '이래서 오래걸릴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식당가는 북새통…시장바닥 같은 분위기에 당황
이마트타운 1층에 위치한 피코크 키친(식당가)은 '인산인해', '북새통'으로 간단 요약할 수 있다.
피코크키친은 이마트 1층 600평 규모다. 이곳에서 소비자들은 오리엔탈, 아메리칸, 유러피안 등 세계 각 나라를 대표하는 소울푸드 총 16개의 식음 코너를 즐길 수 있다.
또 매장 가운데 위치한 PIAZZA(광장) 에서는 피코크 상품 무료시식, 피코크 상품을 활용한 쉐프들의 조리시연 등을 볼 수 있다. 단순히 먹는 경험 뿐만 아니라 맛이 보이는 색다른 경험을 즐길 수 있다.
문제는 여기도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음식을 구입해도 앉아서 먹을 장소가 턱없이 부족했다. 부족한 공간은 고객들에게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유도하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아이들이 짜증내는 소리, 자리를 맡았다고 환호하는 소리 등을 쉽게 들을 수 있었다.
편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장소는 아니란 얘기다. 음식을 구입하고 자리를 맡은 뒤에도 자리가 없는 뒷 사람들을 위해 서둘러 먹을 수 밖에 없다.
이 같은 현상은 점심시간대 가장 최고조에 달한다. 기자가 서둘러 밥을 먹고 있을 때 아이와 함께 온 한 남성이 무심코 던진 말이 들렸다. "길바닥에서 먹는거랑 이게 뭐가 다른거야. 다른데 가서 먹으면 안돼?"
피코크 키친 옆 식당가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났다. 아무리 맛이 있어도 부족한 자리때문에 고객들은 줄을 서야했다.
음식이 맛있어야 하는 점은 가장 기본적이지만 음식을 누구와 무슨 얘기를 하면서 어떤 분위기에서 먹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이마트 타운의 세심한 배려가 더욱 아쉬운 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