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부가가치 비중이 20년전보다 더 떨어져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비스 부문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6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우리나라의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와 정책적 시사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서비스 부가가치 수출 비중은 34.6%로 1995년 39.1%에 비해 더 떨어졌다. 대부분 국가들은 1995년에 비해 늘어나거나 최소한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 멕시코(33.1%), 중국(34.5%) 등과 비슷한 수치다. 프랑스(58.0%), 미국(55.9%) 등 선진국의 서비스 부가가치 수출 비중은 50% 수준이고 제조업 중심 국가인 일본(47.2%), 독일(45.3%), 대만(44.8%)도 45% 내외의 비중을 보이고 있다.
연구원에 따르면 총수출액 대비 부가가치 수출액의 비율(VAX ratio)도 1995년 0.75에서 0.59로 하락했다. 1995년에는 상품수출액 100원 중 75원이 국내에서 창출된 부가가치였다면 2011년에는 59원으로 줄었다는 의미다. 무려 21.7%가 줄어든 것인데 독일이 12.6%, ,일본 11.3%, 중국 9.7%, 미국 4.3% 감소한 데 그쳤다.
서비스업의 경쟁력이 해외 시장에서 매우 취약한 상황임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의 3대 주력산업이라 할 수 있는 석유화학, 전기전자, 수송장비 산업도 부가가치 수출 비중이 43%에 불과하다.
부가가치 수출 비중의 하락은 기업들이 경비를 절감하기 위해 생산, 용역, 일자리 등을 해외로 내보내면서(오프쇼링) 총산출액 한 단위당 해외 부가가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오프쇼링의 확대로 총산출액 규모가 증대된 만큼 국내 부가가치는 20년 동안 꾸준히 상승했다. 다만 1995년을 100으로 봤을때 해외 부가가치는 24에서 64로 150% 이상 증가해 국내 부가가치에 비해 증가세가 훨씬 가팔랐다. 오프쇼링의 효율성은 높이되 생산의 국내화도 유도해야 한다는 게 연구원의 판단이다.
정성훈 KDI 연구위원은 "최근 주요 선진국들은 자국 기업의 리쇼링을 유도하고 외국인투자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등 생산의 국내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노동시장의 경직성, 높은 진입장벽 등 생산활동 저해의 핵심요인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직접투자가 주로 생산성이 높고 규모가 큰 기업에 의해 이뤄지는 만큼 이러한 기업들이 우리나라에 투자하고 지속적으로 생산활동을 하도록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정 연구위원은 "제조업 상품에 내재된 서비스의 부가가치 비중이 점점 커지는 추세에도 우리의 서비스부문 경쟁력은 낮을 뿐 아니라 과거보다 떨어지고 있다"며 "향후 금융, 유통, 지식기반의 사업서비스와 제조업 간 융합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점을 볼 때 과감한 규제 철폐와 서비스분야 개방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