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 빙그레, 롯데푸드, 해태제과 등 국내 빙과업계가 본격적인 더위에도 불구하고 표정이 밝지 않다.
편의점 PB(자체 브랜드) 아이스크림이 NB(제조업체 브랜드) 아이스크림 자리까지 넘보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A 편의점에 따르면 지난 6월 아이스크림 매출 기준으로 업체별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PB 브랜드가 21.3%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2%보다 껑충 뛰어올랐다.
이어 롯데제과(20.6%), 빙그레(18.8%), 롯데푸드(18.3%), 해태(11.8%) 등의 순이었다.
매출 성장세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난 상반기 기준 NB 아이스크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1% 상승했지만, PB 아이스크림 매출은 54.4% 성장했다.
B 편의점에서도 상황은 별반 차이가 없다.
지난달 아이스크림 매출 기준 PB 브랜드의 점유율은 34%로 역시 가장 높았다. 롯데제과(23%), 롯데푸드(16%), 빙그레(15%), 해태제과(11%) 등이 뒤를 이었다.
C 편의점 업체에서는 지난 6월 PB 아이스크림의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이 NB 제품 전체 매출 신장률(11%)보다 2배 이상 높은 23%를 기록했다.
빙과업계의 고민은 이뿐만이 아니다. 편의점 PB 제품들이 성장세의 발목을 잡은 가운데, 수익성도 매년 악화하고 있다.
대형할인점, 슈퍼, 편의점 등에 납품 시 할인율이 커, 많이 판매해도 이익을 내지 못하는 구조다.
2000년대 중반 대형할인점과 편의점 수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면서, 동네슈퍼들은 아이스크림 할인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대형할인점, 편의점과 동네슈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할인율도 계속 커졌다. 빙과업체들은 동네슈퍼가 아이스크림 매출 대부분을 차지해 요청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현장 반응을 빠르게 적용할 수 있어 기존 제품과 차별화한 아이스크림을 선보이고 있다"며 "가격 대비 높은 질과 편의점의 인기로 PB 아이스크림 인기도 계속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