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허덕 삼일제약, 오너 3세 잇따른 자사주 쇼핑 왜

  • 등록 2015.07.13 16: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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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해열제 '부루펜', 먹는 근육진통제 '제로정'으로 알려진 삼일제약 오너일가의 잇따른 자사주 쇼핑을 두고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허강 삼일제약 회장의 장남과 차남이 올 들어서만 각각 4차례, 10차례 걸쳐 자사주를 취득, 지분 확보에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일제약은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손실 8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53억원으로 4.3%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101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런 가운데 삼일제약 오너일가는 자사주 매입에 집중하고 있다. 허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3세인 허승범 사장이 올해 자사주를 꾸준히 사들이며, 지분을 늘리고 있다. 

허강 회장의 장남으로 1981년생인 허 사장은 지난 1월 2차례에 걸쳐 1만8105주를, 4월에 1만276주 등 총 2만8261주를 사들였다. 이 기간 기존 16만7792주에서 19만6173주로 지분 3.57%를 확보했다.

입사 9년만에 사장 타이틀을 거머쥔 허 사장은 2005년 입사 이후 관리 및 영업부문 등에서 근무했으며, 2013년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경영전면에 나섰다. 지난해 9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전격 승진하면서 지분확보와 경영권 다지기 행보는 두드러졌다. 

허 회장의 차남이자 허 사장의 동생인 허준범 주느세콰인터내셔널 대표는 올 1월 7차례, 4월 3차례 등 장내매수로 통해 삼일제약 주식을 총 2만1437주를 매수했다. 85년 생인 허준범 씨는 현재 삼일제약 주식 2.12%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승범, 준범 형제의 자사주 매입뿐만 아니라 창업주 타계 후 친인척의 지분 매입은 활발해지고 있다. 

고 허용 명예회장은 지난해 말 유언에 따라 주식 53만6990주 전량을 아들 둘과 딸 둘 그리고 재단에 상속했다. 장남 허강 삼일제약 회장과 그의 동생 허안 좋은메딕스 사장이 각각 10만7398주를, 딸 허은희씨와 허은미씨가 각각 8만548주, 8만549주를 상속받았다. 서송장학재단에는 가장 많은 16만1097주를 상속했다.

삼일제약의 지분구조 분위기는 명예회장의 상속 전후로 급변하고 있다. 

상속 전까지만 해도 허강 회장의 직계가족 외 형제들은 삼일제약 지분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상속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 허강 사장의 동생 허안 사장의 삼일제약 지분율은 0.05%에 불과했으나 상속 이후 1.95%로 늘었다. 여동생인 허은희씨와 허은미씨의 경우 지분이 없다가 각 1.46% 규모로 증가했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2013년 9월 대표에 이름을 올린 배당금 등을 활용해 단기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의미를 부여하거나 확대해석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경영권 승계 이후 외형축소와 실적 악화에 대해 이 관계자는 "지난 2012년 일괄약가인하의 영향이 이어지고 있다"며 "같은 수량을 팔아도 수익이 나지 않고 있는 구조로 실적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종림 kimm1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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