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3.1%, 한은 2.8%…올해 성장률 전망 왜 엇갈리나

  • 등록 2015.07.09 18:00:36
  • 댓글 0
크게보기

한은 "가뭄, 메르스 충격 예상보다 커 2%대 불가피"

국내 재정·통화정책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놓고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포함한 재정보강 정책을 통해 올해 3.1%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한은은 추경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수출 부진에 메르스·가뭄 피해가 생각보다 커 2.8% 성장에 머물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추경 편성과 금리 인하라는 '쌍끌이' 부양책으로 손발을 맞춰오던 정부와 한은이 올해 성장률을 놓고 엇갈린 전망을 보이고 있는 것은 경제 전반에 대한 인식차가 크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서로 무게를 두고 있는 부문이 달라서다.

한은은 3분기 이후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겠지만 수출 부진과 메르스·가뭄의 여파로 소비가 크게 위축된 탓에 올해 성장률 3%대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6월 초 빠르게 확산된 메르스 사태가 소비 부진으로 이어진데다 가뭄 피해까지 겹치면서 2분기 경기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한은은 2분기 성장률을 당초 지난 4월에 전망된 1.0%에서 하락한 0.4% 안팎에 그친 것으로 추정했다. 

추경 효과를 반영할 경우 정부의 전망과 마찬가지로 약 0.3%p의 성장률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메르스 사태가 0.3%p, 가뭄 피해가 0.1%p 가량 성장률을 더 떨어트릴 것으로 봤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정부와 한은의 기본적인 경제 인식에는 차이가 없지만 2분기 성장률에 대한 인식에 차이가 있다"며 "저희도 최근 모니터링을 했는데 2분기 성장률 추정치가 0.4% 내외로 낮아질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 가뭄의 피해가 의외로 컸고, 메르스 사태의 영향도 생각보다 컸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현재 나타나고 있는 경제 상황과 현실적인 지표를 더 반영한 셈이다. 

반면 정부의 경기 인식은 추경 편성과 투자 활성화 정책을 통해 내수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방점이 찍혀 있다. 

정부는 메르스의 여파로 소비가 일시적으로 위축된 것으로 인식하고는 있지만 추경 편성을 통해 이를 보완할 수 있고, 건설부문을 중심으로 투자가 개선되면서 경제 성장세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투자활성화 대책 관련 정부 합동브리핑에서 "성장률 예측이 다 같을 수는 없다"며 "앞으로 대내외 여건을 볼 때 추경이 제 때 집행되고, 투자활성화 대책이 원활히 진행되면 정부가 예상했던 3%대 수준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8%에서 3.1%로 하향 조정할 당시에도 순수출 등 대외 부문보다는 내수 부문이 성장에 더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정부는 설비투자(5.6%), 건설투자(4.5%), 지식재산생산물투자(5.4%) 등 투자 부문에서 각각 높은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은 상황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재정정책을 고려하더라도 2%대의 하향 조정은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그동안 수출경기가 안 좋았고, 2분기에 메르스라는 악재가 생겼기 때문에 3%대를 기대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추경을 통해 3%대를 방어하겠다는게 정부의 입장이지만 지금으로서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종림 kimm1728@hanmail.net
Copyright @2024 Fdaily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 (138-733) 서울 송파구 신천동 11-9 한신오피스텔 1017 | TEL : (02)412-3228~9 | FAX | (02) 412-1425 서울,가00345, 2010.10.11 | 창간 발행인 강신한 | 개인정보책임자 이경숙 |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지원 Copyright ⓒ 2025 FDAILY NEWS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fdaily.co.kr for more information
파이낸셜데일리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 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