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소비 침체와 불규칙한 날씨로 패션·아웃도어 업계는 어려움을 겪었다.
4월께부터 소비 심리가 반짝 살아나는 추세였으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후유증으로 업계는 다시 울상을 지었다.
패션 업계는 군살 빼기에 나서고 있다. 수익이 부진한 사업은 정리하고 성장성이 높은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캐주얼 브랜드 '바이크리페어샵' 사업을 하반기에 정리하며 주력 브랜드에 집중하고, 지난해 티엔지티 우먼을 철수한 LF는 올해 수입 브랜드 2개 판권을 확보하며 수입 사업을 확대했다.
전통적인 유통 채널이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 새로운 유통 전략 마련에도 고심하고 있다. 백화점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모바일 및 온라인 채널과 편집숍 등을 강화하는 추세다.
LF는 의류쇼핑몰 '하프클럽닷컴'을 인수했고 이랜드는 자사의 패션, 외식 브랜드들을 모은 복합관을 홍대와 신촌에 선보였다. 편집숍을 강화하거나 중국 대형 온라인몰에 입점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은 자사 브랜드는 입점시키지 않지만, 컨테이너 쇼핑몰을 오픈하며 유통채널로 변화를 시도했다.
노세일 정책을 고수하던 명품들이 줄줄이 할인 판매를 시행하기도 했다.
샤넬은 3월 '보이샤넬, '2.55' 등 핸드백값을 10~20% 내렸다. 구찌는 이례적으로 최대 50%까지 할인 판매했다. 명품 업체들은 '환율 변동'을 배경으로 밝혔으나 온라인 중고 거래, 병행수입으로 인한 소비자 이탈, 불황으로 인한 매출 감소란 요인이 크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성숙기 시장에 들어선 아웃도어 업계도 신성장동력 찾기에 분주하다.
기존 주요 고객층인 40~50대 시장이 포화하면서 디자인 강조로 젊은 고객층 잡기에 나섰다. 노스페이스 '화이트라벨', 빈폴아웃도어, 밀레의 세컨드 브랜드 '엠리밋' 등이 대표적이다.
해외본사를 인수하고, 해외시장에 진출한다. 블랙야크는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나우'를 인수하며 미국 진출을 준비 중이다. 네파는 오는 7월 프랑스 샤모니에 매장을 열고 유럽 시장 진출 교두보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영원무역은 올해 스위스 자전거 제조·유통업체인 스콧코퍼레이션을 인수해 사업 다각화를 꾀했다.
아웃도어 시장이 침체하자 골프복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들도 늘어났다. 골프가 대중화되면서 젊은 층과 여성 골프 인구들이 늘어난 탓이다.
패션그룹 형지가 지난 3월 프랑스 골프웨어 '까스텔바쟉'을 론칭했고, 밀레도 자동차 회사 푸조와 손잡고 밀레 골프 라인을 출시했다. K2코리아와 세정그룹도 지난해 각각 와이드앵글, 헤리토리 골프를 선보이며 젊은 골프 인구를 공략하고 있다.
패션·아웃도어 업계 모두 한해 실적을 좌우하는 가을, 겨울의 날씨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포근한 날씨로 패딩 등 겨울 제품들의 재고 부담이 컸던 만큼, 올해 각 브랜드마다 효과적인 재고 관리 방안 마련에 힘 쏟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패션·아웃도어 업계는 소비심리 위축과 둔화한 성장세로 보수적인 매출 목표치를 세우고 있다"면서 "부진한 매장과 사업을 철수하며 경영 효율화를 꾀하고 백화점에 의존하던 유통 채널을 다각화하며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