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아·현대아파트 재건축조합에 금품제공 의혹

  • 등록 2015.06.26 09: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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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현대건설·포스코건설 수주 경쟁 과열

대형 건설업체들이 상아·현대아파트 재건축 조합원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는 26일 "현대산업개발이 500여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수백만원대의 현금과 상품권, 명품가방 및 제주도 여행권을 제공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진위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영등포경찰서는 지난주 조합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상아·현대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이달 27일 시공사 선정을 위해 총회를 개최하는 것을 앞두고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포스코건설 등 3개 업체가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올초 조합원 60여명을 대상으로 부산 해운대아이파크 투어를 실시하는 등 공격적인 수주전을 펼쳐왔다.

조합원 최모씨는 "회사 직원들이 찾아와 여행을 보내주겠다, 갖고 싶은 것을 사주겠다며 투표하러 가자고 했다"며 "사전 투표를 해달라며 돈봉투를 꺼내놓는 경우도 비일비재였다"고 말했다.

최씨는 "처음에는 현대산업개발이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였으나 사전투표를 앞두고 현대건설도 뛰어들었다"며 "우리 단지는 서울 재건축 500여개 단지 중 서울시가 뽑은 모범조합 단지 4곳 중 하나로 선정될 정도였는데 건설업체들의 과열 수주 경쟁 여파로 조합원 사이에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조합원 김모(여)씨는 "아직 정확한 액수는 파악되지 않지만 '한 집 걸러 수백만원 대의 현금과 물건을 받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금품을 받았다는 것을 경찰에 진술한 이들이 직원들에게 협박문자를 받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김씨는 "현대산업개발만이 아니다. 액수와 규모의 차이만 있을 뿐 현대건설에서도 수백만원대의 현금을 받거나 포스코건설에서 식료품을 받은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조합장 문모씨는 말을 아꼈다. 문씨는 "조합원들 사이에서 금품을 받았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지만 어느 건설업체가 얼마나 돈을 제공했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아 말하기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금품 제공 주장은 사실 무근"이라며 "보통 재건축 수주전에서 경쟁사의 문제점을 부각해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려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도 도를 넘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조종림 kimm1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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