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2~4세들의 경영 행보가 눈길을 끈다. 이들은 그룹 후계자로서 위치를 다지며 경영 수업에 한창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업계 오너 일가 아들, 딸들은 자신만의 색깔 내기에 주력하고 있다. 증여, 상속 등으로 지분을 늘리고 경영 전면에 배치되는 모습이다.
이재현 CJ 그룹 회장의 공백이 길어지고 있는 CJ그룹은 4세인 장남 선호씨와 장녀 경후씨가 실무 경험을 쌓고 있다.
이 회장의 장남 선호씨는 2013년 CJ그룹에 입사해 CJ제일제당 영업지점과 바이오 사업관리팀 등 계열사를 두루 거쳤다. 지난해 12월 아버지로부터 SI 계열사인 CJ시스템즈의 지분 15.9%를 증여받으며 주목받았다. 그해 CJ시스템즈는 CJ올리브영을 흡수합병했다. 통합법인 CJ올리브네트웍스에서 선호씨는 지분 11.3%를 보유하게 됐다.
대기업 SI 계열사는 계열사 물량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선호씨가 지주회사 CJ 지분을 보유하지 않은 상황에서 승계 발판이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외에 CJE&M(0.68%), CNI레저산업(37.89%), CJ파워캐스트(24%) 등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장녀 경후씨는 CJ에듀케이션즈에서 CJ오쇼핑으로 자리를 옮겨 과장으로 근무 중이다. 그는 지주사 CJ그룹과 CJ제일제당의 지분을 쥐고 있다. CJ그룹(0.12%), CJ제일제당(0.15), CJE&M(0.27), CNI레저산업(20%), CJ파워캐스트(12%) 등이다.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대상그룹이다. 임창욱 명예회장은 두 딸을 경영 일선에 전진 배치했다. 자매간 경쟁 구도가 연출되는 모습이다.
장녀 임세령 상무는 2012년 대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입사, 현재는 식품사업총괄 내 사업전략담당 중역을 맡고 있다. 차녀 임상민 상무도 2013년 대상 전략기획본부 상무로 승진해 언니와 직급을 나란히 하게 됐다.
지주사인 대상홀딩스의 지분은 동생 임상민 상무(35.8%)가 임세령 상무(19.9%)보다 많아 2세 경영 초석을 다지는 중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임세령 상무도 지난해 초록마을 개인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고, 대상의 보통주 15만9000주를 취득했다.
대상그룹은 임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 중이다. 업계에서는 창립 60주년인 2016년을 후계 구도 윤곽이 드러나는 시점으로 내다보고 있다.
회사 측은 "두 자매는 회사에서 함께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등 사이가 좋다"며 "현재 경영 승계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고 전했다.
사조그룹은 주진우 회장의 장남인 주지홍 사조대림 총괄본부장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사조그룹은 지난 3월 사조대림, 사조 씨푸드, 사조해표, 사조오양 등 4개 계열사의 주주총회를 열고 주 본부장을 등기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2006년 경영 수업을 시작한 뒤로 상장계열사 등기이사직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사조그룹은 최근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는 등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사조산업은 주진우 회장이 29.94%, 주지홍 사조대림 총괄본부장은 1.87%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