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ISS 설득에 '총력'

  • 등록 2015.06.22 16: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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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자들이 직접 뉴욕을 방문해 설득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대한 외국인 기관투자가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미국의 의결권 자문 회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설득 작업에 나선다. 

ISS는 세계 최대의 의결권 자문회사로 전세계 주요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1700여개 글로벌 기관투자가에게 의결권 행사 방향을 조언한다.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주총 의결안건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앞서 주로 ISS 보고서를 활용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최치훈 사장과 김신 사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조만간 ISS의 미국 뉴욕 본사를 직접 방문한다. 

엘리엇도 이미 ISS 설득 작업에 들어갔다. 엘리엇은 지난 18일 영문으로 작성된 27페이지 분량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에 대한 엘리엇의 시각'이라는 자료를 ISS에 제출하고 새로 개설한 웹사이트(www.fairdealforsct.com)에 공개했다. 

ISS가 기관투자가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내달 초 합병 관련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삼성과 엘리엇은 자신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총력전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ISS 보고서가 다음달 7일을 전후로 발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는 ISS가 삼성물산보다는 엘리엇의 편을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주가를 기준으로 합병비율을 정하는 국내와는 달리 해외에서는 통상 자산 가치를 기준으로 합병비율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실제 엘리엇은 ISS에 제출한 이번 자료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비율이 1대 0.35로 정해진 것이 '불법적(unlawful)'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엘리엇은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의 필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이를 지지한다"면서 "그 진행 과정에 수반되는 계획이나 절차가 모든 기업지배구조 기준을 반드시 준수해 이뤄져야 하고, 이에 따라 삼성물산의 주주들의 이익 또한 제대로 반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ISS는 2013년 엘리엇이 미국 석유업체 HESS 경영진을 공격할 당시 엘리엇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또 엘리엇과 ISS가 같은 유대계 기업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강점이다. 

ISS는 지난 4월 영국 투자회사 얼라이언스 트러스트와 관련한 이슈에서도 엘리엇의 경영 개선 요구 안건을 지지하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삼성물산 CEO들은 싱가포르에 있는 ISS 아시아 사무소뿐 아니라 미국 본사를 직접 찾아가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합병 시너지 효과를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과 엘리엇은 ISS 설득 작업을 펼치는 동시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지를 확보하는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삼성물산 주주 중 엘리엇의 7.12%를 포함해 외국인 주주의 지분율은 34%에 달한다.

삼성물산이 합병안을 통과시키려면 주주총회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전체 의결권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주총 참석 지분율 약 70%를 가정하면 합병을 성사시키려면 47%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한다. 

삼성물산은 우호 지분(KCC 포함) 19.8%에 국민연금, 국내 기관 투자자(약 10%)를 비롯한 일부 개인투자자 등의 찬성표를 이끌어내 40%대 이상의 찬성을 얻어 합병안을 통과시킨다는 목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주주들에게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해 어떤 시나리오대로 진행되더라도 합병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엘리엇은 "이번 합병안이 불공정하고 불법적이며 삼성물산의 주주들에게 심각하게 불공정하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조종림 kimm1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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