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성공적 노동개혁으로 꼽히는 '하르츠 개혁'의 주역 페터 하르츠 전 독일 노동시장개혁위원장은 21일 청년 실업문제 해결을 위해 "개개인의 재능을 정확히 진단하고, 빅 데이터(Big data) 툴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르츠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세계경제연구원과 한국무역협회가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공동으로 개최한 '독일 하르츠 노동개혁과 한국에 대한 시사점'이라는 주제의 특별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마디로 청년들의 재능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한편,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맞춰 직무를 새로 발굴해 빅 데이터로 청년들에게 '맞춤형 일자리'를 알선해줘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유럽도 청년 실업자가 수백만명에 달해 여러가지 악순환을 겪고 있다"며 "청년들이 재능을 활용할 기회가 적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르츠 전 위원장은 " 우리는 '재능 분석'이라는 개념을 얻어냈고, 빅데이터와 소트프웨어를 통해 재능을 진단한 다음 창출 가능한 일자리가 어느 곳에 있는 지 찾았다"면서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 따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150개 서비스직군을 다시 7개군으로 재분류, 청년들이 원하는 곳에 배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방식은 한국에서도 관심을 가질 만한 사안"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재능 진단 방식을 통한 일자리 매치는 장기 실업자나 고령자 취업 문제 해결에 있어서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르츠 전 위원장은 2000년대 초반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와 함께 독일의 노동시장 개혁을 이끌었다. 당시 독일은 극심한 불황으로 '유럽의 병자'라는 오명까지 붙었으나 노동개혁을 통해 실업률을 개선, 독일 경제를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노동개혁의 성공 비결로 정치적 리더십, 재정적 뒷받침, 아이디어 등 세가지가 필요하다며 특히 사회적 실천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독일의 경우 각계 각층을 대표할 수 있는 15명으로 위원회를 구성해 이들이 자기 분야에서 각자의 안을 가지고 와 토론해 합의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하르츠 전위원장은 "노동개혁에서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새롭게 정의하는 것도 빼놓 수 없다" 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의 개혁의 핵심 아이디어는 사람이 견딜 수 있는 수준이 어디까지인지 한계를 새롭게 정의하고 엄격하게 만드는 것이었다"며 "실업자들이 권리만 있는게 아니라 의무도 갖고 있는 것을 확실히 한 게 성공의 비결이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실업자가 정부가 중개한 일자리를 거부하면 거부 사유를 제출토록 하는 등 감시제도를 도입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무언가 변화시키겠다는 의지가 생겼을 때 속도가 붙어야 실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개혁에 용기와 의지가 있고, 사회에 실천 공감대가 있으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