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속된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반인의 기대인플레이션 하락 등 2차 파급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어 국내 경기가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은 적다는 게 한국은행의 판단이다.
30일 한은이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휘발유, 경유 등 석유류 가격이 전년 동월대비 20% 이상 하락함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월평균 1.1~1.3%포인트 떨어졌다.
국제유가 하락이 석유류와 이를 원료로 사용하는 제품 가격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소비자물가 하락으로 이어지게 되는 '1차 파급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문제는 국제유가 하락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2차 파급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2차 파급효과는 국제유가 하락이 석유류 및 석유 관련 제품을 넘어 일반인의 기대 인플레이션, 근로자 임금 등의 하락을 야기해 국내 물가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뜻한다.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한은은 이같은 2차 파급 효과가 아직 우리 경제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보는 "국제유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이 2%대 중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근원인플레이션도 2%대 초반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계량분석 결과를 보더라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제유가 변동이 기대인플레이션 경로를 통해 소비자물가 하락을 야기하는 효과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향후에도 2차 파급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윤 부총재는 "다른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겠지만, 앞으로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국제유가가 올해 하반기 이후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만큼 2차 효과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측면에서 일각에서 제기하는 디플레이션 또한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저유가 지속 여부 등을 지켜보면서 2차 파급효과 발생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