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팩트시트 '원잠 건조' '우라늄 농축' 명시…숙원 푸는 첫발, '동맹 현대화' 주목

  • 등록 2025.11.14 15:59:17
  • 댓글 0
크게보기

美우선주의 중시 트럼프 '동맹현대화' 요구 상당 부분 수용
국방비 GDP 3.5%fh 증액·주한미군 330억달러 지원·미국 무기 250억달러 구매
대신 원잠 건조 승인,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지지 받아
안보 분야 오랜 숙원 푸는 계기 마련…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등은 향후 숙제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한미 양국이 관세·안보 합의 결과를 문서화한 '조인트 팩트 시트(Joint Fact Sheet·공동 설명자료)'를 14일 공개한 가운데 국방비 증액, 미국산 첨단 무기 도입, 민간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원자력추진 잠수함 건조 등은 모두 동맹의 '현대화' 흐름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는 것이다.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가 동맹 현대화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이를 안보 역량 강화의 기회로 삼으려 한 이재명 정부의 전략적 판단과 맞물리면서 동맹관계의 구조적인 전환을 촉진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우리 정부가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3.5%로 증액하고 2030년까지 주한미군에 330억달러를 지원하며, 미국산 군사 장비 구매에 250억달러를 지출하기로 한 것은 트럼프 정부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한 것이다. 여기엔 북핵·미사일 위협 대응과 첨단무기 전력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도도 담겨있다. 미국산 무기 도입 확대로 군사·정보·작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장비, 시스템 등을 공유하고 효율적으로 협력할 수 있어 한미 간 군사동맹을 강화하는 효과가 예상된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도 동맹현대화와 맥이 닿아 있다. 미국의 지원 하에, 한국은 대북 연합 재래식 방위를 주도하기 위한 필수적인 군사적 역량 강화 노력을 가속화하기로 약속하고, 미국의 첨단 무기 체계 획득과 첨단 무기 체계를 포함한 양자 방산 협력을 확대하기로 팩트시트에 명기했다.

원자력 분야의 숙원인 민간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에 대한 미국의 지지와 우리 군의 숙원인 원자력추진 잠수잠 도입에 대한 미국의 승인을 명시함으로써 오랜 숙원을 푸는 첫발을 내디뎠다는 의미를 가진다.

2015년 개정된 한미 원자력협정은 한국에 우라늄 저농축 연구와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기술(파이로프로세싱) 공동연구를 허용했지만, 미국과의 합의를 수반해야 하는 만큼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 한미 관세·안보 협상에서 한국 측 재정 부담이 필연적으로 불가피한 상황에서 민수용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원잠 자체 건조 등을 명시해 안보 분야 숙원을 푸는 계기를 마련했다. 다만 향후 원자력협정 개정 등 구체적 과정은 숙제로 남아있다.

 

앞으로의 관건은 이재명 정부가 역대 정권들의 동맹 재조정 실패 사례를 답습하지 않고 우리 주도의 능동적 동맹전략 강화를 이끌어갈 수 있는지 여부다.

이성훈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은 "과거 정부들의 동맹 재조정 실패 사례를 교훈 삼아 동맹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우리 주도의 능동적 동맹전략을 구상해야 한다"고 했다.

이 실장은 또 "동맹 현대화의 메시지가 북한을 직접 겨냥하기보다 지역 안정과 한반도 평화 기여라는 보편적 가치로 제시되도록 외교적 메시지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강철규 fdaily@kakao.com
Copyright @2024 Fdaily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 (138-733) 서울 송파구 신천동 11-9 한신오피스텔 1017 | TEL : (02)412-3228~9 | FAX | (02) 412-1425 서울,가00345, 2010.10.11 | 창간 발행인 강신한 | 개인정보책임자 이경숙 |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지원 Copyright ⓒ 2025 FDAILY NEWS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fdaily.co.kr for more information
파이낸셜데일리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 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