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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몰리나, 시즌 마지막 홈경기서 '아찔한 부상'

스포츠뉴스팀 기자  2013.11.24 16: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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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나(33·FC서울)가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아찔한 부상을 당해 축구팬들의 가슴을 철렁이게 했다. 

몰리나는 24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부산아이파크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2013 38라운드에 선발로 출전했다. 

시즌 마지막 홈경기인 만큼 승리에 대한 의지가 강했던 서울이다. 몰리나는 데얀·에스쿠데로 용병 콤비와 함께 '공격 삼각편대'를 형성하며 부산의 골문을 노렸다. 

경기 초반부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부산을 압박하던 그는 경기 시작 2분 만에 예기치 못한 사고로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전반 2분 오른쪽 측면에서 차두리가 올린 크로스를 문전으로 달려들던 몰리나가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공이 골대 위쪽을 맞으며 그대로 아웃되고 말았다. 

득점 실패를 아쉬워할 틈도 없었다. 헤딩 과정에서 수비수 김응진과 골키퍼 김기용 사이에 끼어 머리를 심하게 부딪친 몰리나는 의식을 잃은 채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졌다. 

정면을 향한 채 그라운드에 곤두박질친 몰리나는 미동도 하지 않았고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선수들은 곧바로 경기를 중단시키고 의료진을 호출했다.

경기장 안으로 뛰어 들어온 의료진은 몰리나의 혀가 기도로 말려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응급조치를 취했다. 축구화·축구 양말 등 몸을 압박하는 의류 및 장구들은 모두 해체해 혈액 순화과 호흡을 원활하게 했다. 

열띤 응원을 펼치던 양 팀 서포터즈들도 일순간 말을 잃었다. 현장에서 경기를 관람하던 몰리나의 가족들은 눈물을 보이며 그를 걱정했다. 

응급차가 경기장에 들어와 몰리나의 이송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적만이 감돌았던 3분이 흐른 뒤 경기장 안에 있던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의식을 되찾은 몰리나가 스스로의 힘으로 몸을 일으켜 세웠다. 

서울 홈팬들과 부산 서포터즈들은 다함께 몰리나의 이름을 외치며 그를 응원했다.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경기장 밖으로 걸어 나간 몰리나는 잠시 자리에 앉아 숨을 고른 뒤 벤치로 향했다. 

윤성효 부산 감독은 벤치 앞을 지나가는 몰리나에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격려의 말을 전했다. 

더 이상 경기를 소화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몰리나는 전반 11분 고요한과 교체 아웃됐다. 하지만 병원으로 가지 않고 벤치에 남아 팀의 마지막 홈경기를 지켜봤다. 

'K리그 최고의 테크니션' 몰리나의 아찔한 부상으로 축구팬들은 가슴을 졸였다. 더 없이 길게만 느껴졌던 3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