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꾼 것은 음악, 사랑의 음악, 사람들에 대한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솔의 대부' 스티비 원더(63)가 홍콩에서 말했다. "지금 이 세상에 필요한 건 사랑입니다. 이 세상에서 증오와 부정적인 것에 대해 노래한 음악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세상을 바꾼 것은 사랑에 대한 음악입니다."
엠넷이 내건 채널 슬로건 '뮤직 메이크스 원(Music Makes One)'에 걸맞은 인사였다. 스티비 원더는 22일 홍콩 아시아 월드 엑스포 아레나(AWE)에서 열린 '2013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AMA)에서 사랑을 노래했다.
그룹 '씨스타'의 효린(22), 중화권 스타 궈부청(48·곽부성)이 함께 무대에 올라 스티비 원더의 '아이 저스트 콜드 투 세이 아이 러브 유(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를 합창했다.
이날 '2013 MAMA'를 함께한 모든 가수가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레이틀리(Lately)' '이슨트 쉬 러블리(Isn't She Lovely)'까지 즐겼다. 키보드를 연주하는 스티비 원더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시상식장에 운집한 1만1000여명의 팬들도 환호와 박수로 답했다.
'2013 MAMA'는 '원-아시아'를 그리며 출발했다. K팝을 앞세워 아시아가 음악으로 하나 될 수 있는 마케팅의 장을 연다는 생각이었다. 음악인들이 활개칠 수 있는 마케팅의 장을 열어주는 것은 '시스템'의 역할이라고 했다. '음악공장'이라는 콘셉트의 탄생도 그렇다.
컬래버레이션 무대는 '원(One)'을 강조하는 'MAMA'의 장점이었다. 이날 오후 7시부터 4시간에 걸쳐 진행된 공연도 같은 맥락으로 진행됐다.
밴드 '자우림'과 그룹 'DJ DOC'의 이하늘, 가수 박재범, 그룹 '엑소'의 카이가 오프닝 무대 '엔터 더 마마(Enter the MAMA)'를 펼쳤다. 카이의 독무로 시작된 무대는 '자우림'의 밴드 사운드, 이하늘과 박재범의 랩, 깃발을 든 백댄서들의 퍼포먼스가 더 해져 웅장함을 자아냈다.
그룹 '인피니트'와 그룹 '포미닛' 현아와 그룹 '비스트' 장현승의 유닛 그룹인 '트러블메이커'는 '갱스 오브 홍콩(Gangs of Hong Kong)'으로 함께 만났다. 특히 '트러블메이커'의 현아와 장현승은 입맞춤 퍼포먼스로 팬들의 함성을 이끌었다.
'아이 러브 잇(I Love It)'이 국내 광고에 삽입돼 이름을 알린 듀오 '아이코나팝'과 그룹 '2NE1' 씨엘과의 무대도 이어졌다. '독특함'으로 엮인 그룹 '크레용팝'과 노르웨이 듀오 '일비스'의 컬래버레이션 무대는 웃음을 줬다. '더 폭스(The Fox)' 무대를 펼친 '일비스'는 '크레용팝'의 '빠빠빠' 안무를 함께 춰 호응을 얻었다.
엠넷 댄스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댄싱9'팀의 트로피 전달 퍼포먼스,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5' 우승자 박재정과 '슈퍼스타 차이나' 우승자 주쟈쟈는 '위 아 슈퍼스타스(We are superstars)'를 주제로 화음을 맞췄다.
그룹 '빅뱅'은 '2013 MAMA'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할애받으며 인기를 증명했다. 탑은 거대한 마이크를 걸쳐 매고 나와 신곡 '둠 다다(DOOM DADA)'를 국내 팬들에게 처음으로 선보였다. 태양의 '링가 링가(RINGA LINGA)', 승리의 '레츠 토크 어바웃 러브(LET'S TALK ABOUT LOVE)', 지드래곤의 '삐딱하게' 등 솔로 무대가 이어졌다. 이어 멤버 대성이 가세, '빅뱅'으로 '판타스틱 베이비(FANTASTIC BABY)'를 불러 시상식장을 '빅뱅' 단독 콘서트 현장으로 바꿔놓았다.
'2013 MAMA'는 퍼포먼스 위주로 무대를 꾸며 시상식장을 찾은 젊은 관객들을 만족하게 했다. 각종 리프트 등 다채로운 장치,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기계를 형상화한 무대가 관객들의 이목도 끌었다.
다만, 노랫말을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좋지 않은 음향은 '청중'의 몰입을 방해했다. 몇몇 그룹의 부족한 라이브 실력, 급조된 듯한 컬래버레이션 무대도 아쉬웠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 대상 3개 부문은 각각 조용필(올해의 노래상), 지드래곤(올해의 가수상), 그룹 '엑소'(올해의 앨범)에게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