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고 현대건축물로 꼽히는 서울 종로구 원서동 공간종합건축사무소(공간 건축) 사옥의 공개 매각이 불발됐다.
21일 공간 건축에 따르면 이날 공개매각 방식으로 열린 사옥 공개 매각에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윤석 공간 건축 본부장은 "입찰에 참여한 업체는 없었고 3개 업체가 참관만 했다"며 "최근 공간이 이슈화되면서 언론에 조명이 돼 업체들이 부담이 됐다며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사옥 매각이 유찰되면서 계획에는 차질을 빚었지만 이번 주나 이달 중으로 재공매나 수의계약 등의 방향을 잡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공간 건축이 지난 1월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매물로 나온 사옥은 대지 면적은 1018㎡, 건물면적은 1577㎡로, 최저 매각가격은 150억 원이었다.
서울시가 연초 서울문화재단을 통해 매수 의사를 밝혔으나 시의회 반대와 재정여력 부족 등 이유로 포기했다. 이후 현대중공업, 네이버 등 4~5개 업체들이 인수 논의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개 매각에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공간 사옥은 우리나라 1세대 건축가 김수근(1931∼1986)이 1971년 설계한 건물로, 김수근은 이곳에서 승효상, 민현식 등 한국 건축계 중추적 역할을 하는 후배 건축가들을 키워냈다. 또한 공간 사옥 지하 소극장인 '공간사랑'은 김덕수 사물놀이, 공옥진 병신춤 등이 처음 선보인 장소로 문화사적 가치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