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新농업혁명…한국 육종 전쟁 시작

김재욱 기자  2013.11.21 14:38:05

기사프린트

인류 기술의 궁극적 목표는 자원의 풍족한 확보다. 그중 식량을 포함한 식물자원은 전 세계가 안고 있는 공통된 의제중 하나다.

따라서 인류는 끊임없이 식량자원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력해 왔다. 적은 노동과 토지를 소요하면서 생산성을 최대한으로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왔다. 

쌀과 무, 배추, 고추, 오이, 콩, 수박, 밀 등 식량자원 생산의 수월성을 찾아 나선 인류는 이제 석탄연료를 대체키 위해 해조류에서 바이오 디젤을 생산하는 등 유용한 자원의 생산성 향상까지 폭넓은 식물자원 확보를 위해 고민하게 됐다.

이 과정서 병해충에 강하면서 같은 토지에서 수확량을 획기적으로 높여 인간의 노동력을 줄여주고 반면 상품가치를 끌어올려 경제성을 갖춘 종자들을 확인하게 된다. 돌연변이 종자가 그것이다.

하지만 돌연변이는 자연상태서 오랜 기간에 걸쳐 불규칙적으로 발생하는 종자의 변이로 시간과 예측에서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 따라서 인간은 발달된 기술로 자연상태의 돌연변이를 인위적으로 유도하게 된다. 이것이 신농업혁명이라 불리는 돌연변이 육종기술이다.

◇방사선 돌연변이 육종기술은

1928년 방사선이 식물에 돌연변이를 일으킨다는 사실이 밝혀 뒤 방사선육종 품종은 널리 개발돼 장기간 안전하게 이용되고 있다. 

방사선 또는 화학물질 등을 식물체에 처리해 후대에서 발생하는 유용한 변이체를 선발 육성하는 것을 돌연변이 육종(mutation breeding)이라고 하며 변이 빈도를 높여주는 돌연변이원으로 방사선을
처리한 경우가 방사선육종(radiation breeding)이다.

방사선 돌연변이 품종은 다른종의 유전자를 삽입하는 유전자변형작물(GMO)과 달리 식품 및 환경적인
측면에서의 위해성 논란이 없다.

방사선 육종기술의 필요성은 종자산업에 있다. 최근 생명공학의 눈부신 발전속에 전 세계는 식량자원 부족, 바이오에너지 수요 증대, 기후변화, 농산물 시장 개방화 및 유전자원 지적재산권 강화 등으로 국가간 치열안 종자전쟁을 벌이고 있다.

축산, 수산 등을 포함한 2011년 세계 종자산업 규모는 78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며 그중 농작물은 450억 달러로 53%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300억 달러인 반도체(DRAM) 시장보다 큰 규모다.

이미 이웃나라 중국은 방사선 육종기술을 넘어 우주 방사선과 환경을 이용하는 우주 육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육종기술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한국이 종자산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한국 방사선 육종기술 시작됐다.

유전자원 전쟁시대에 돌입함에 따라 우리도 신농업혁명을 이끌 준비에 착수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정연호)은 지난 18일 정읍 첨단방사선연구소에서 육종 관련 산·학·연 연구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방사선육종연구센터' 준공식을 가졌다.

방사선육종연구센터는 기능성 작물의 유전자원 확보와 방사선 육종 기능유전체 발굴을 위해 농림부로부터 132억원의 지원을 받아 건설됐다.

이날 문을 연 방사선육종연구센터는 4500㎡의 대지에 지하 1층, 지하 3층으로 지어졌으며 연구센터의 연면적 2990㎡, 부대시설은 1999㎡에 이른다.

주요 시설로는 ▲균류·해조류 배양실 ▲버섯재배사 ▲식물 생육환경 조절이 가능한 파이토트론 시설 ▲무균 식물 조직 배양, 증식 등이 가능한 식물조직배양실 ▲종자 저온저장실 ▲초고속 원심분리기 ▲초고속 액체크로마토그래피 등으로 유전체 및 기능성분 분석연구를 위한 각종 실험장비가 갖춰져 있다.

방사선을 이용한 돌연변이 육종 연구의 핵심시설인 이 곳은 감마선과 전자빔, 양성자빔, 중이온빔 등 다양한 방사선원을 이용해 기능성 종자를 개발하게 된다.

대상은 식량과 원예, 특약용 작물 뿐 아니라 그동안 시도되지 못했던 해조류 및 버섯류 등 유용 유전자원 개발도 진행되고 전자빔, 양성자빔, 중이온빔 등 신(新) 방사선원을 이용한 기술개발과 국제협력을 통한 우주 육종 등 첨단 연구도 시도된다.

특히 이 곳은 돌연변이체 활용 유전자 탐색 개발과 돌연변이 유전자 은행(mutant genebank) 사업도 담당할 계획이며 2015년 완공 예정인 김제 민간육종연구단지(Seed Valley)와 연계해 종자클러스터 구축에도 참여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통해 우리도 세계 25위권인 돌연변이 품종 개발수를 2020년까지 8위로 성장시키고 해당 기술 수준도 12위권에서 5위권으로 성장시킬 방침이다.

방사선육종연구센터 하보근 박사는 "국내 유일의 방사선육종에 필요한 시설과 장비가 갖춰진 만큼 국가 종자산업 및 농생명 과학발전에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종자산업은 농업혁신으로 이어지고 부존자원을 해결할 수 있는 신기술로 국가적인 과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