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열한시'(감독 김현석)는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하는 '시간 추적 타임 스릴러'다. '타임 스릴러'라는 말은 주인공들이 정확히 24시간 뒤로 시간 여행을 떠나면서 사건이 시작되기 때문에, '시간 추적'은 그들이 그 24시간을 복기하면서 사건이 확장되므로 붙은 말이다.
20일 서울 행당동 왕십리CGV에서 주연 배우들과 감독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오간 이야기는 당연히 '시간'이었다.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면 언제로 가보고 싶으냐는 질문에 배우들은 각각 재밌는 대답을 내놨다.
영화에서 천재 물리학자 '우석'을 연기한 정재영(43)은 "아주 먼 미래로 가보고 싶다"며 "미래에 있을 기자 간담회에서는 기자들이 어떤 사진기를 가지고 우리를 찍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시간 여행에 집착하는 '우석'과 대립각을 세우는 '지완'역을 맡은 최다니엘(27)은 정재영과는 정반대였다. "과거로 돌아가 성경 속 인물들을 만나보고 싶다"는 것이다.
김옥빈(26) '열한시'에서 사건의 비밀을 알고있는 '영은'이다. "한달 뒤로 이동해 우리 영화가 얼마나 흥행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열한시'에는 영화를 이해하기 쉽게 해주는 갖가지 상징과 대사가 곳곳에 있다. 김현석(42) 감독에게는 영화 내적인 요소들에 대한 질문이 집중됐다.
'열한시'에는 성경 구절이 하나 등장한다. "너는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마라. 하루 동안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네가 알 수 없음이라"라는 잠언 27장 1절이다.
김 감독은 "우연히 성경을 읽다가 영화와 내용이 잘 맞는 것 같아 사용했다"고 밝혔다. 실제 영화도 "하루 동안" 벌어진 일을 다룬다.
함께한 배우들도 입을 모아 "그 구절 덕분에 영화가 살아난 것 같다"며 공감했다.
이 밖에도 화가 애셔 두런드의 그림, 아인슈타인의 명언, 버나드 쇼의 묘비명 등이 영화에 나온다.
시간 여행을 다룬 작품답게 물리학 관련 용어들도 등장한다. 관객들은 과학을 끌어들인 영화를 보면 의례적으로 내용이 과학적으로 가능한 것인지 궁금해한다. 얼마 전 개봉한 우주 재난 영화 '그래비티'(감독 알폰소 쿠아론)에도 과학적 검증이 뒤따랐다.
김 감독은 "연출부에 아예 카이스트 학생 한 명을 투입했다"며 "최대한 과학적으로 증명된 내용을 활용해서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고 전했다.
'열한시'는 천재 물리학자 '우석'이 24시간 뒤로 갈 수 있는 타임머신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28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