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비전은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SK브로드밴드와 합병 계약서 승인 안건을 의결했다.
합병 후 존속법인은 CJ헬로비전이지만 합병에 따른 정관변경으로 상호는 'SK브로드밴드'로 바뀐다. 사실상 SK텔레콤 100%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가 우회상장하는 형태다.
발행가능 주식수는 합병전 1억주에서 7억주,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한도는 합병전 각각 2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상향하는 정관변경도 이뤄졌다.
합병법인 신규 이사로 이인찬 SK브로드밴드 대표와 김진석 CJ헬로비전 대표 등이, 감사위원회 위원으로는 김선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남찬순 SK브로드밴드 사외이사 등이 선임됐다.
합병일은 오는 4월1일이지만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가 방송법, 전기통신사업법, 공정거래법 등에 따른 인허가 과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만약 정부 승인을 얻지 못하면 무산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관변경 내용과 신규 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은 최종 정부 승인을 얻은 후 효력이 합병 등기일부터 시행된다.
김진석 CJ헬로비전 대표는 임시주총 직후 "전체 주식 수의 70% 이상 찬성 의견을 받아 합병계약서 승인 안건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합병을 통해 방송 산업 발전과 소비자 가치 제고, 미디어 생태계 선순환 등에 이바지할 것"이라고도 했다.
CJ헬로비전에 따르면 합병 계약서 승인 안건은 총 발행 주식 75.2%(5824만1752주)가 참석한 가운데 참석 주식의 95.15%가 찬성해 원안대로 승인됐다.
이사회 합병 결정에 대해 한국예탁결제원에 반대 의사를 통지한 주식수는 총 발행 주식의 1.66%(128만8456주)다.
이번 임시 주총은 CJ오쇼핑(53.9%)과 SK텔레콤(8.6%)이 반수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무난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경쟁사·시민단체 등의 반대가 거센 데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까지 기존 주주 손해를 이유로 반대하고 나서면서 주총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는 합병 당일도 공동 성명서를 내고 "이번 주총은 정부의 주식 인수 승인전 의결권 행사를 금지한 방송법과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법 위반 소지가 있는 주총을 열고 합병을 결의한 것은 정부 판단에 일종의 압박을 가하는 행위로 비판받아야 마땅하다"고도 했다. 단 미래부는 "상법상 문제 될 것이 없다"는 태도다.
CJ헬로비전은 "이번 임시주총은 인수합병의 통상적이고 적법한 절차로 CJ헬로비전의 합병 결정에 따라 주주의 동의를 구하기 위한 기업 내부의 정상적인 의사결정 절차"라고 해명했다.
또 ISS 등이 합병비율과 주식매수청구가 등을 문제 삼아 소액주주 가치 훼손 가능성을 지적한 것에 대해서는 "법률이 정한 산정방법에 따라 적정하게 산정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