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중동의 워렌 버핏' 만나 투자확대 요청

  • 등록 2015.03.05 08:24:53
  • 댓글 0
크게보기

중동 4개국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중동의 워렌 버핏'으로 불리는 알 왈리드 빈 탈랄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킹덤홀딩회사(KHC) 회장을 만나 양국간 투자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알 왈리드 회장이 1980년 창립해 95%의 지분을 보유 중인 KHC는 자산규모 120억달러의 세계적 민간투자회사로 중동지역과 씨티그룹, 애플, 디즈니, 펩시콜라, 트위터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에 투자하고 있다.

올해는 10억달러를 할당해 엔테테인먼트 사업과 소매, 제약, 음료, 세면용품 등에 투자할 예정인데 최근에는 한류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기업에 대한 관심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접견에서 "투자자로서 명망이 높고 1970년대부터 한국기업과 협력관계를 맺고 한국도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반세기 넘게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어 왔는데 미래성장전략에 맞춰 협력관계를 더욱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박 대통령은 "사우디의 자본과 한국의 기술 및 산업 경쟁력을 결합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며 "협력의 잠재력을 구체화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투자"라고 언급했다.

이같은 맥락에서 전날 우리 측 한국투자공사(KIC)와 KHC가 체결한 공동투자협력 MOU에 대해 "서로에게 이익이 되고 '윈-윈' 가능한 투자기회를 발굴하고 제3국에 공동투자하는 기회를 창출하기 바란다"고도 말했다.

알 왈리드 회장은 해당 MOU에 대해 "투자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의미가 있다"며 호텔 산업이 가장 발달한 프랑스, 영국, 캐나다 등 3개국에 집중적으로 공동 투자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호텔 외에도 기술분야와 활황세에 있는 사우디 부동산 등에 대한 투자를 제안했다. KIC가 추진 중인 KHC 지분투자에 대한 기대감도 표했다.

박 대통령은 "양국간 협력이 기존 에너지·건설 중심에서 원전, 재생에너지, 보건·의료, ICT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돼 가고 있는데 주목할 만한 분야를 제안하고 싶다"면서 "한국의 문화산업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은 문화산업 융성을 위해 힘을 쏟고 있고 문화창조융합벨트도 추진 중"이라면서 "(문화창조벨트로) 문화상품을 기획·제작·구현하고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경우 창의적이고 세계적인 문화콘텐츠가 창출될 것"이라며 투자를 권유했다.

그러자 알 왈리드 회장은 "대통령의 문화산업 관련 말씀을 듣는 즉시 관심이 생겼다"면서 주사우디대사를 통해 관련 자료를 전달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사우디가 지리적으로는 떨어져 있지만 양국은 동양적 사고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양국이 투자, 문화, 정치,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알 왈리드 회장은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 초대국왕의 손자로 약 30조원에 달하는 재산을 가진 사우디의 왕자다. 1990년대 이후 씨티그룹 등의 투자로 큰 수익을 창출해 미국 타임지로부터 중동의 워렌 버핏으로 비유되기도 했다.

미국 경제전문지인 포브스가 선정한 올해 전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는 35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13년 포브스가 그의 재산을 200억달러 정도로 보도했을 당시에는 재산을 너무 적게 평가했다며 명예훼손으로 해당 잡지를 제소한 일도 있다.

천문학적 재산뿐만 아니라 여성의 운전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과 관련한 사우디 정부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데 거침이 없는 인물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4차례 방문한 바 있으며 한국 건설사들의 사우디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부터 각별한 인연을 유지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7년 외환위기시에는 현대자동차에 1억달러를, 대우에 5000만달러를 투자한 바 있으며 경원대학교에서 경영학 명예박사 학위도 받았다.



김재욱 kimm1728@hanmail.net
Copyright @2024 Fdaily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 (138-733) 서울 송파구 신천동 11-9 한신오피스텔 1017 | TEL : (02)412-3228~9 | FAX | (02) 412-1425 서울,가00345, 2010.10.11 | 창간 발행인 강신한 | 개인정보책임자 이경숙 |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지원 Copyright ⓒ 2025 FDAILY NEWS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fdaily.co.kr for more information
파이낸셜데일리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 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