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中 생산법인 매출 4년새 30% 감소…한한령·미중갈등 영향

CEO스코어, 113개 대기업의 320개 중국 생산법인 매출 전수조사
자동차 매출 65% 감소한 10조4600억…스마트폰 매출 83%↓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국내 대기업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이 최근 4년 새 3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고도미사일방어시스템(사드) 배치 결정으로 인한 중국 내 한류 금지 명령(한한령)과 미중무역분쟁, 중국 생산경쟁력 저하로 인한 생산시설 이전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국내 500대 기업 중 중국 내 생산법인이 있는 113개사의 320개 법인을 대상으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출을 조사한 결과, 이들 법인의 총 매출은 지난해 103조9825억원으로 2016년 143조3916억원 대비 27.5%(39조4091억원) 감소했다. 국내 자회사의 중국 생산법인과 실적을 공시하지 않은 법인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업종별로 보면 자동차·부품 업종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 감소폭이 가장 컸다. 해당 업종 내 99개 법인이 지난해 올린 매출은 총 22조3104억원으로 2016년 54조7480억원 대비 32조4376억원(59.2%) 감소했다.

자동차·부품 업종의 매출 감소는 2016년 발생한 사드 사태 이후 본격화했다. 자동차 부문에서 현대차그룹 2개 법인 매출이 2016년 29조9283억원에서 지난해 10조4616억원으로 65% 감소했고, 부품 부문의 97개 법인 매출도 같은 기간 24조8197억원에서 지난해 11조8488억원으로 52.3% 줄었다.

매출 감소폭이 두 번째로 큰 업종은 IT전기전자다. IT전기전자 59개 법인 매출은 지난해 51조6530억원으로 2016년 63조4711억원 대비 11조8181억원(-18.6%) 감소했다.

IT전기전자 업종 매출 감소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중국 내 스마트폰 사업 철수 영향이 컸다. 2016년 각각 6조9639억원, 12조9715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삼성전자의 텐진 법인과 쑤저우 법인은 2018년과 2019년을 끝으로 중국 내 스마트폰 생산을 중단했다. 2016년 2조9694억원의 매출을 낸 LG전자 중국 법인도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로 생산 중단 절차를 밟고 있다.

생활용품 업종은 의류 분야 영향으로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 2016년 3조8997억원에서 지난해 2조8492억원으로 1조505억원(-26.9%) 줄었다.

생활용품 분야는 이랜드월드 법인의 매출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이랜드월드는 2016년부터 티니위니, 케이스위스 등 브랜드를 매각하는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하며, 중국 내 3개 법인 합산 매출이 2016년 2조1738억원에서 지난해 1조895억원으로 1조843억원(-49.9%) 감소했다.

반면 석유화학과 조선·기계·설비, 철강, 제약, 식음료 등 5개 업종은 같은 기간 중국 생산법인 총 매출이 증가했다.

석유화학 업종은 SK종합화학(2조8461억원↑)과 LG화학(9955억원↑) 등의 실적 상승세에 힘입어 이 기간 매출이 4조541억원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조선·기계·설비는 1조3641억원, 철강은 5163억원, 제약은 175억원, 식음료는 11억원 각각 증가했다.

기업별로 보면 중국법인 매출 감소폭이 가장 큰 곳은 삼성전자다. 2016년 24조876억원의 매출을 냈지만 지난해는 매출이 5조3213억원으로 4년 새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반도체 생산법인 매출이 4조1521억원에서 5조3213억원으로 1조1692억원(28.2%) 증가했지만 스마트폰 생산 중단 여파가 총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자동차·부품 생산법인을 두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기아도 매출이 일제히 감소하며 감소폭 상위 2~4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 –13조2558억원(-65.9%), 현대모비스 -6조5032억원(-73.3%), 기아 -6조2109억원(-63.4%) 순이다. 감소폭 5위는 중국 쑤저우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법인 매각을 진행한 삼성디스플레이로 1조7327억원(-16.1%)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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