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번호이동제도 처럼 계좌를 자동이체 서비스와 패키지로 묶어 이동하는 계좌이동제가 도입되면 은행권의 경쟁이 한층 더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7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014년 금융 10대 트렌드' 간담회에서 "계좌이동제가 도입되면서 은행권이 완전 경쟁시대로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계좌이동제란 고객이 거래 은행을 바꾸더라도 기존 계좌의 자동이체 신청내역 등이 새 계좌로 이전되는 제도다. 금융소비자의 편의는 물론 금융회사간 공정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경쟁 제한요소를 해소하고자 하는 정책이다.
현재는 거래은행을 바꿀 경우 소비자가 각종 계좌이체건을 일일이 해당 기관에 연락해야 하지만 이 제도가 도입되면 그런 번거로움이 해소된다. 유럽연합(EU)과 호주, 영국 등에서 이미 계좌이동제를 도입했다.
이 경우 금리, 수수료 등 가격변수의 무차별적 경쟁이 유도됨에 따라 시장에서 은행권의 재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향후 은행과 대형 증권사간 경쟁 여건이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대우증권,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5개 증권사가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로 지정됨에 따라 기업금융업무를 시작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 말 현재 증권산업의 총자산 기준 시장집중도와 시장점유율 경쟁척도는 각각 36.5% 및 294.9로 일반은행(79.1%, 1361.1)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5대 대형 증권사는 연기금, 해외 헤지펀드 등을 대상으로 하는 전담중개 업무와 기업 신용공여, 인수·합병 업무 등을 통해 수익성을 늘릴 수 있다. 기업금융부문을 중심으로 한 경쟁이 예상된다.
지주회사 내 은행과 증권 자회사들은 임직원 겸직이나 고객신용정보 공유 등을 통해 시너지 극대화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은 이날 ▲뉴 노멀 시대로의 이행 ▲금융산업의 춘추전국시대 도래 ▲지속적인 공존을 위한 리스트럭처링 ▲금융한류시대의 개막 ▲빅 데이터, 빅 서비스 ▲금융의 융·복합화 ▲금융소비자와 함께하는 금융 ▲금융부채시대에서 금융자산시대로의 전환 ▲더욱 넓어지는 금융의 품 ▲금융의 실물지원 기능 확대 등을 2014년 금융 10대 트렌드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