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그룹에 대한 매출 비중이 높은 부산지역 기업 10곳 가운데 7곳이 납품 규모나 수주물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STX 협력업체가 상당수 분포돼 있는 부산의 경기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한국은행의 지역경제보고서인 골든북(2013년 가을호)에 수록된 '부산지역 STX협력업체 경영실태조사'에 따르면 STX에 대한 매출 비중이 50%가 넘는 업체 중 납품 규모가 줄어든 곳은 61.9%, 수주가 감소한 곳은 71.4%로 나타났다.
수주물량 감소요인으로는 'STX 경영악화'가 46.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조선경기 악화'(24.1%), '결제 지연에 따른 납품 축소 및 중단'(13.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자금사정이 악화됐다"고 응답한 업체는 49.6%로 조사됐다. STX 매출비중이 50% 이상인 경우 61.9%가 "악화됐다"고 답한 반면 10% 미만인 경우 68.7%가 "자금사정에 변화가 없다"고 응답했다.
한은 측은 STX에 대한 채권단의 지원방안 합의 등으로 이들 협력업체에 대한 자금지원이 이뤄져 자금 애로는 상당 부분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어음할인 등 납품대금의 현금화 사정이 악화됐다"고 응답한 업체는 70.1%였다. 특히 STX에 대한 매출비중이 높은 기업의 경우 10개 중 8개(85.7%)가 "납품대금의 현금화가 어렵다"고 호소했다.
다만 설비투자와 인력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대상업체 중 87.5%가 설비투자, 82.2%가 인력고용에 변화가 없었다고 응답했다.
이들 협력업체들은 향후 STX에 대한 매출의존도가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시장개척 등을 통해 경영위기를 타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시장 개척이 41.7%, 해외시장 개척이 21.7%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부산지역 협력업체들 중 STX 매출비중이 10% 미만인 업체가 절반을 넘고 투자·고용·가동률을 줄이지 않는 업체도 많아 STX 경영위기가 부산경제의 관련산업(조선기자재·기계장비·금속가공)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매출액 비중을 보면 10% 미만인 업체가 51.9%(67개), 10% 이상~50% 미만인 업체는 29.5%(38개), 50% 이상인 업체는 16.3%(21개)다.
이 관계자는 "협력업체들의 자금여력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경영상황이 어려운 협력업체의 캐시 플로우(현금 유동성)가 정상 작동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는 종업원 5인 이상인 부산지역 STX협력업체 중 129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