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2월7일.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비틀스'가 대서양을 건너 미국으로 입국했다. 영국 출발부터 미국 도착까지 일거수일투족이 생중계됐다.
1960년대 영국 밴드들의 미국 진출을 일컫는 '브리티스 인베이전'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같은 달 9일 비틀스가 출연한 CBS TV '에드 설리번 쇼'가 방송되는 동안 미국 전역에는 10대가 일으킨 주요 범죄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해 미국 싱글 레코드 판매의 60%가 비틀스의 노래였다. 그들의 인기는 실로 대단했다.
1963년 '플리스 플리스 미(Please Please Me)'로 시작된 비틀스의 앨범은 1970년 '렛 잇 비(Let It Be)'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이들의 음악을 향한 대중의 사랑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한국의 '비틀스 마니아'가 펴낸 '더 비틀즈 디스코그래피'에서는 비틀스에 대한 애정이 절절히 묻어난다. 지은이 정유석씨는 인터넷 카페 '한국 비틀즈 매니아', '멘틀즈' 팬카페의 스태프로 활동 중이다. 감수를 맡은 서강석씨 역시 '한국 비틀즈 매니아' 카페의 운영자이고, 여러 비틀스 서적을 번역했다.
지금까지 비틀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도서들이 여럿 출간됐다. 그런데 대부분 고가의 양장본이다. 정씨는 독자들이 부담 없이 비틀스를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특징이라고 전했다.
1963년 10월13일 비틀스는 영국 런던의 팔라듐 극장에서 공연했다. 1500만 명의 영국 시청자가 지켜본 이 콘서트는 그러나 시작 전부터 몰려든 팬들 때문에 아수라장이 됐다. 수천 명의 팬들이 내지르는 비명에 리허설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이러한 전례가 없는 대혼란을 묘사하기 위해 당시 현지 미디어는 '비틀마니아(Beatlemania)'라는 용어를 처음 썼다.
미국의 비틀마니아들은 영국보다 훨씬 더 과격하고, 광적이었다. 비틀스와 같은 옷을 입고, 머리 스타일을 따라 했다. 공연장에 몰려들어 담장을 무너뜨렸으며 비틀스는 이런 팬들을 피하기 위해 구급차를 이용하기도 했다. 이러한 마니아를 만든 그 힘이 책에 실렸다. 264쪽, 1만5000원, 형설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