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구조조정 칼날…실업자 수 7년 만에 최대치

  • 등록 2017.02.15 14:3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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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만큼이나 매서운 구조조정 칼바람이 고용시장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 취업자 수 증가폭이 25만명 밑으로 뚝 떨어졌고 실업자 수도 100만명이 넘어 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568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4만3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2월 22만3000명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수치는 이미 예견됐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지난해 말 2017년 취업자 증가폭이 30만명을 하회하는 28만4000명 수준으로 올해보다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일자리 창출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제조업에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어서다. 김승택 노동연구원 부원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조선업 등 제조업 구조조정 이슈로 경기하강 압력이 지속되면서 경제와 고용이 모두 상저하고의 양상을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3.5%나 감소했다. 1년 만에 일자리가 16만개나 증발한 것이다. 지난해 7월 제조업 취업자 수가 감소세를 나타내기 시작한 이래 수치다.

기획재정부는 "제조업은 수출 회복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 영향 확대, 전년 기저효과(+14만5000명) 등으로 감소폭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감원 여파에 실업자 수(100만9000명)도 1월 기준으로 7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2010년 1월 121만6000명 이후 가장 많다. 실업률은 3.8%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앞으로도 고용 시장은 회복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는 2016년 직영인력을 7000명 감축한 데 이어 2017년에도 1만4000명을 추가로 감축할 예정이다.

고용시장에 첫 발을 내딛는 청년층의 사정도 좋지 않다. 언뜻 보기에 실업률(9.5%→8.6%)은 낮아지고 고용률(41.7%→41.8%)은 높아졌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현실은 암울하다.

청년층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만3000명 감소했는데도 인구 감소폭이 5만2000명으로 더 크다 보니 고용률이 0.1%포인트 상승했다.

경기가 나빠 기업에서 채용 규모를 줄이다 보니 아예 구직활동을 포기하는 청년들도 늘고 있다. 청년층 경제활동참가율은 지난해 1월 46.1%에서 지난달 45.7%로 떨어졌다. 구직 활동에 참가하지 않은 청년층이 비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다보니 실업률이 떨어진 것이다.

조기은퇴자와 실직자들이 비교적 창업이 쉬운 숙박·음식점업으로 유입되면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도 증가하고 있다. 자영업자는 547만6000명으로 16만9000명(3.2%)이나 늘었다. 진입은 쉬웠지만 퇴출도 그만큼 쉬워 고용의 질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라 휘둘릴 수 있고 그나마 경기를 이끌어 왔던 내수는 둔화될 것으로 예측돼 고용 시장이 풀리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고 소비심리 위축과 내수둔화 등으로 고용시장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정부는 일련의 우려에 16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고 체감도가 높은 20여개의 일자리 과제를 발표할 계획이다. 연구개발특구 육성, 에너지신산업 육성, 특성화고 산업현장 중심교육 강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확산, 시간선택제를 통한 국가 공무원 잡 셰어링(Job-Sharing) 활성화 등이 포함됐다.

그 동안의 청년 일자리 대책 성과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부는 미비한 점을 보완해 3월 중 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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