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경찰서는 양화대교 철탑 위에서 농성을 벌인 김모(60)씨를 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24일 오전 8시부터 3시간30분 동안 서울 마포구 양화대교 남단 방향 철탑 위에서 '세아제강 해고자를 복직하라'는 현수막을 걸고 고공농성을 벌였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양화대교 남단방향 2개 차로를 통제하고, 김씨의 추락사고에 대비해 안전시설을 설치하기도 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985년 4월 세아제강의 전신인 부산파이프에서 해고된 뒤 당시 기업들이 작성하던 '블랙리스트(감시 명단)'에 포함돼 재취업이 불가능했다.
이어 2009년 민주화 포상 심의위원회에서 부당해고 복직 권고를 받았지만 회사가 권고를 수락하지 않자, 김씨는 최근까지 회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세아제강 측에서 복직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전하자, 농성을 중단했다.
세아제강 측은 "2009년 김씨는 24년간의 경력 단절로 인해 수행할 수 있는 업무 경험이 전무한 상태나 다름 없었다"며 "정년을 바로보는 나이에 새로운 업무를 맡긴다는 것 역시 어려운 부분이라고 판단해 민주화 포상 심의위원회에서 '복직불가'라는 공문을 발송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의 양화대교 시위에 대해 사전에 통보받은 사실이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경찰 관계자는 "철탑 위에 올라간 것에 대해선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고, 현수막을 무단으로 부착한 혐의로 입건했다"고 말했다.